민주노총 23일 원주집회 강행…“위헌적 행정명령 못따라”
경찰, 집회 차단 위해 기동대 22개 부대 투입…엄정대응 방침
요구사항에 정부 전향적 태도 없으면 투쟁기조 지속 입장
30일 원주 집회, 내달 임시대의원대회 등 불씨 계속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3일 강원도 원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함에 따라, 집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을 정부에 돌리면서,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집회를 계속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원주시에서 파업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예정대로 개최했다. 방역당국이 집회 자제를 거듭 요청한 데 이어, 원주시가 이날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고 1인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지만 이에 불응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3단계인데 집회만 4단계를 적용한 것은 헌법상 권리를 제한하는 부당한 행정명령”이라고 집회 강행 이유를 밝혔다.
집회 현장에는 당초 계획보다 절반 정도 적은 4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집회 예정 장소인 건보공단 앞에 경찰이 차벽을 세우고 집회를 원천봉쇄하자, 주변 수변공원을 이용해 진입을 시도하다가 일부 참가자가 경찰에 제지되기도 했다. 또 참가자들이 얼굴 가리개와 마스크를 쓰기는 했지만,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집회는 1시간 가량 진행된 뒤 해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집회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 경찰은 집회 책임자에 대해 엄정히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원주시 방역당국은 집합금지 위반에 따라 오는 26일 노조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서울을 포함해서 전국에서 경찰기동대 22개 부대를 투입했다”며 “행정명령을 어긴 불법집회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민주노총의 집회가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산업재해, 최저임금, 구조조정, 노동법 개정 등 주요 요구사항에 대해 정부가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하반기 총파업까지 투쟁기조를 이어가겠다고 한다. 지난 7·3 전국노동자대회에 8000명이 모였는데, 10월 20일 총파업엔 100만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 참가한다.
당장 오는 30일에는 원주 건보공단 앞에서 비정규직 상담사 관련 집회가 또다시 열릴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연기됐던 임시대의원대회도 개최된다. 임시대의원대회는 간부들이 확정한 총파업 계획 안건을 대의원들에게 최종 결의받기 위한 자리다. 구체적 일정과 방식은 다음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정해진다.
민주노총은 계속되는 집회의 근본적인 책임은 물론, 4차 재유행에 대한 책임도 정부에 있다는 입장이다. 전날 논평에선 “최근 청해부대 파병 장병들의 집단감염을 포함해 코로나 4차 대유행의 결과로 감염자의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다”며 에둘러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공연, 스포츠와 달리 헌법상 집회·결사의 자유에 근거를 둔 실외 집회만 참여인원을 제한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집회 자제를 요청하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방역당국 등에 대해서도 연일 ‘노조 때리기’에 혈안이라며 비판 강도를 높이고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조합원 3명의 감염이 7·3 대회와 관련이 없는데도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민주노총 집회로 몰아가고 있다”며 “국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정부가 우리의 얘기만 들어준다면 집회는 재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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