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지난달 말 강원도 양구군 한 고등학교에서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는 쪽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1학년생의 유족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린 글이 19일 오전 21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민청원 게시글이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정부·청와대 책임자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숨진 A군의 부모는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군의 부모는 "학교 측에서는 (아들의) 사망 직후 학교폭력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친구들 증언에 따르면 명백한 사이버 폭력과 집단 따돌림,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가슴 아픈 사실은 사건 2주 전 자해 시도"라며 "이 사실을 안 선배가 교사에게 우리 아이를 비롯해 자해를 시도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알렸음에도 아이의 담임교사는 물론 부모인 우리에게도 그 사실이 전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해 사실을 담임교사 혹은 부모에게만 알려주었더라도, 혹은 하루 전 담임교사가 상담 후 부모와 전화 한 통만 했더라도 우리 아이는 하늘나라가 아닌 우리 곁에 있었을 것"이라고 애통해 했다.
A군의 부모는 "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갈등을 방치하는 교내문화와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학교의 부작위"라며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A군의 엄마는 아들이 생전에 사용하던 인스타그램 계정에 매일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 억울함 등을 담은 편지를 쓰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A군의 엄마는 사건을 알리기 위해 아들이 쓴 '보내지 못한 쪽지'도 공개했다. 이 쪽지에는 '하늘만 보면 눈물만 나와서 올려다보지도 못하겠어...내가 괜찮은 척 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어...아마도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고 적혀 있었다.
A군의 부모는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해당 사건을 학교폭력으로 사안으로 신고했으며,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조사 중이다.
양구경찰서에도 따돌림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학생 4명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사건을 강원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로 이송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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