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령 단속 첫날 연트럴파크 가보니…
갑작스런 금주령에 발길 돌린 2030
변이 바이러스 공포에 취객·외국인 간 실랑이까지
‘확진자 1212명’ 위기 속에도 인파 북적
주류 제외 식음료 취식 허용엔 형평성 지적도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30분 뒤부턴 야외에서 음주하시면 과태료 대상입니다”.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 경의선 숲길. 이날 밤 10시 이후 효력이 생기는 ‘야외음주 금지’ 행정명령을 앞두고 서울시와 자치구 단속반 20명이 시민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갔다. 국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선 이날, 수도권에서는 밤 10시 이후 야외 음주 금지 조치가 본격 시행됐다. 서울시 내 25개 공원은 6일 오후 10시, 한강공원은 7일 0시, 청계천은 7일 오후 10시부터 행정명령 효력이 발생했다.
“시민 의견 듣는다더니…갑자기 금지 됐어요?”. 야외 금주령이 전날 발표된 직후 시행된 만큼, 시민들 대다수는 갑작스런 단속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앞서 서울시는 시민참여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서 24일부터 8월22일까지 60일간 한강공원 내 금주를 둘러싼 온라인 시민 토론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수도권 야외음주 금지 방침을 세우면서 서울시 25개 공원과 한강공원, 청계천 일대를 오후 10시 이후 금주 구역으로 급작스레 지정했다.
인근 술집들이 10시에 문을 닫으면서, 야외 음주를 위해 연트럴파크로 향했던 젊은이들은 금주령 소식에 발길을 돌렸다.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입한 대학생 윤모(23) 씨는 “공원에서 친구와 한 잔 하려고 맥주를 샀다가 조끼 입고 단속 중이길래집으로 돌아간다”며 “한강에선 아직까진 치맥해도 되는 줄 알았는데 언제 바뀐거냐”고 당혹스레 되물었다.
“공무원이 술 마시지말라고 하는데, 외국인이 왜 술을 마시고 있어!” 이날 단속 현장에서는 내국인 취객과 외국인 일행 사이에 실랑이도 벌어졌다. 밤 10시 이전 경의선숲길에서 맥주를 마시던 외국인 일행을 놓고 단속반이 계도에 나선 상황에 내국인 취객이 끼어들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캐나다 국적의 밴 베르콤 트리스탄(Van Berkom Tristan,42) 씨는 “한국에서 10년 넘게 살았지만 뉴스를 안 봐서 술마시면 과태료 내야 하는 걸 몰랐다”며 “아깐 10시 전이라서 단속반도 알려만 주고 돌아갔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외국인이라고 욕하니 억울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인도 등 해외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되는 가운데 ‘외국인 포비아’가 극대화된 모습이었다.
일각에선 식음료를 먹고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벗는 상황이 곳곳에서 목격돼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포구민 정모(39) 씨는 “카페 문 닫을 시간이 돼서 아메리카노를 물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음주만 단속한다고 방역이 될까”라며 “경의선숲길벤치 곳곳을 앉을 수 없게 통제해지만 밤 10시 넘어서까지 인파가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kace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