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1년 내내 얼어있는 시베리아의 땅에선 이따금 빙하기 시대 동물의 유해가 발견된다. 춥고 건조한 기후 덕분에 미라 상태로 잘 보존된 빙하기 동물들의 사체는 당시 이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추정케 하는 좋은 연구자료가 된다.

그 중에서도 빙하기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는 4종의 미라 사체를 5일(현지시간) BBC 방송이 소개했다.

첫 번째는 지난 2011년 시베리아 동부 러시아 야쿠티아 공화국에서 완벽한 미라 상태로 발견된 ‘유카기르 들소’다.

탄소연대 측정을 통해 1만500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위에서 꽃가루가 발견돼 풀과 약초를 뜯어먹으며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과학원(RAS)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유카기르 들소의 크기는 어깨까지의 높이 1.7m, 무게는 500~600㎏ 정도로 현재 아메리칸 들소보다 약간 큰 정도지만, 귀 뒤로 난 2개의 커다란 뿔은 유카기르 들소가 당시 인류에겐 위협적 존재였음을 알게 한다. 유라시아 북부와 북미 지역에 주로 살았다.

또 유라시아에서 가장 많은 개체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발견된 사체는 얼마 없는 ‘콜리마 털코뿔소’의 미라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2007년 야쿠티아의 한 금광 개광식에서 발견된 암컷 사체로 추정된 콜리마 털코뿔소의 크기는 무게 1.5t 정도다. 두꺼운 갈색 털이 피부와 짧은 꼬리를 뒤덮고 있어 추운 기후에 잘 적응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짧은 다리를 갖고 있어, 지구온도가 상승해 눈이 많이 내린 홍적세 후반부터 완신세 초기까지 이동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RAS는 분석했다.

세 번째로는 현존하는 유일한 야생마인 ‘프시왈스키 말’의 미라 사체가 소개됐다.

1968년 인디기르카 강 상류에 위치한 한 금광에서 지하 9m 갱도에서 발견된 것으로, 3만5000년~3만9000년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는 7~8살 가량으로, 다리 모양으로 볼 때 늪지에 갇혀 죽었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2009년에 야쿠티아 연안에서 발견된 ‘유카 매머드’ 사체가 있다.

피부와 적갈색 털은 물론, 근육과 인대까지 미라화돼 잘 보존돼있다. 특이하게도 코까지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다.

사체 분석 결과 이 유카 매머드는 3만9000년 전 8~10살 때 죽었으며 어깨 높이는 165㎝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사체는 엄니가 아직 피부를 뚫고 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이 나이대의 매머드 성장 연구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 매머드에서 ‘동굴사자’의 공격에 의한 상처와 사다리의 흔적이 발견됐다. 대니얼 피셔 미시건대 교수는 이를 통해 당시 인류가 사자를 부려 매머드를 사냥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