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멀패스 세계은행 총재 [로이터]
데이비드 멀패스 세계은행 총재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데이비드 멀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8일(현지시간) “WB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를 허용하는 걸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약 분야의 혁신을 방해할 거라는 우려에서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멀패스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통화에서 이렇게 밝혔다. 백신 지재권 면제를 놓고 WTO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날부터 이날까지 협상을 이어오고 있는 와중에서다.

백신 지재권 면제는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개발도상국이 백신 접근 확대에 필요하다며 요구한 사항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무역대표부(USTR) 주도 하에 문서에 기반한 지재권 면제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

로이터는 멀패스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라는 점을 상기하며 바이든 행정부와 충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백신 제조사와 제약 업계는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 협정(TRIPS)에 대한 WTO의 합의 면제를 반대해왔다. 혁신을 억제하고, 무역장벽과 재료·제조능력 부족 탓에 백신 공급을 효과적으로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다.

유럽연합(EU)도 지재권 면제를 반대하는 쪽이다. 행정부 수장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최근 “우리의 우선순위는 백신 생산 증가, 제조 다양화, 백신 공유”라며 지재권 완전 면제에 대한 지지를 보류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전날 성명을 내고 유럽연합(EU)과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등이 백신 지재권 면제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멀패스 총재는 이날 “부국이 과잉 백신을 가능한 한 빨리 개도국에 기증해야 한다”고 재차 요청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개도국에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올해 5.6%, 내년 4.3%인 식이다.

로이터는 백신 지재권 면제 협상에선 인도와 남아공 등이 수정 제안을 내놓았지만, USTR의 캐서린 타이 대표가 선호하는 백신 전용 면제안보다 훨씬 광범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그들의 입장차는 여전하다”며 “입장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