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마치 도화선에 불이 붙은 다이너마이트 같다. 오는 8월 4~7일 나흘간 일본 동경 인근의 명문코스인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열릴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경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결전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금메달의 향방을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취소가 거론되던 도쿄올림픽은 이미 호주 선수단이 일본에 입국한 만큼 강행하는 분위기다. 불과 수개월 전 만해도 한국의 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디펜딩 챔피언에 세계랭킹 1~3위가 모두 한국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의 메이저 대회를 치른 후 판도는 달라졌다. 지난 4월 태국의 장타자 패티 타바타나킷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고 19세의 필리핀 소녀 사소 유카는 지난 7일 끝난 US여자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으며 세계랭킹을 9위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세계랭킹 10걸중 누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든 놀라지 않을 상황이 됐다.
사소 유카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필리핀에 여자골프 개인, 단체전 금메달 2개를 안겼다. 현재 활동무대도 일본여자투어라 코스나 시차, 잔디 적응면에서 유리하다. 또한 비록 연장전에서 패했지만 일본의 하타오카 나사 역시 홈 코스의 이점을 살려 올림픽 금메달을 노릴 후보다. 하타오카의 현재 세계랭킹은 10위다.여기에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펑샨샨(중국)도 건재하다. 또한 넬리 코다와 렉시 톰슨, 대니엘 강으로 대표되는 미국세(勢)와 브룩 헨더슨(캐나다), 이민지(호주), 소피아 포포프(독일) 등도 경계대상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일반 대회보다 변별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어려운 코스세팅과 심리적 압박감 등이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기에 적당하다. 국가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올림픽 무대와 무게감에서 유사하다.
아쉽게도 한국선수들은 세계랭킹 1~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두 차례의 메이저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하지 못했다. 고진영과 박인비가 ANA 인스퍼레이션과 US여자오픈에서 각각 공동 7위를 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둘은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원투 펀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세영과 김효주도 태극마크를 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4명이 올림픽 기간중 샷감과 퍼팅감, 기세(氣勢)가 정점에 이르길 바랄 뿐이다. 골프는 지난 주 우승자가 이번 주 예선탈락할 수 있는 경기다. 그렇기 때문에 올림픽 엔트리 마감을 3주나 앞둔 현재 시점에 금메달 후보를 논한다는 게 무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기세’는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개인 경기인 골프에선 더 그런데 멘털 싸움의 핵심이다. 기세란 남이 두려워할 만큼 세차게 뻗치는 힘을 말한다. 현재 분위기로는 만만찮은 실력을 갖춘 우승후보들이 많은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 기세 싸움은 더욱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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