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수…전방위 예술가 백현진
PKM갤러리 ‘말보다는’ 전시회
“제가 올해 반백(半百)이예요. 지난해 전지구적인 역병을 통과하면서, 내가 그림을 좋아해서 하긴 하는데 뭘 이렇게 물건들을 만들어 낼까. 인간으로 이걸 재미있다고 만들어 내는 게 괜찮나 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현대미술 작가이자 가수, 작곡가, 배우 등 전방위적 예술활동을 실천하는 백현진은 그래서 ‘썩어 없어지는’ 그림을 만들었다. ‘생분해 가능 한 것’ 시리즈는 말 그대로 자연에 던져 놓으면 부패해서 사라지는 재료로만 제작한 회화다. 미술작품이 어떻게든 ‘영원’을 꿈꾸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100년, 200년, 1000년을 지나도 원본 그대로 보존하려는 노력이 허무하게도 이 작가는 사라짐을 추구한다. “뱃속이 편안해졌다”는 작가는 앞으로도 생분해 가능한 그림을 그릴 생각이란다. “만약 어떤 컬렉터가 ‘이 작가 웃기네’ 이러면서 작품을 소장했다가, 자연에 버려서 사라졌으면 ‘와 멋지겠다’ 싶었다” ‘말보다는’ 이라는 제목의 전시엔 ‘생분해 회화’외에도 일반 회화, 조각, 설치, 음악, 비디오, 공연, 대본, 퍼포먼스, 연기를 선보인다. 퍼포먼스와 라이브 음악공연은 오는 19일과 7월 3일에 펼쳐진다. “말보다 그림, 말보다 음악, 말보다 행동 이런 뜻이 아니라 말이 담아낼 수 없는 의미들을 뜻하는 것” 들이 이번 전시의 주제다. “관람객이 각자 보고 들리는 대로 관람하시기를 희망한다”
“내게 음악이 매력적인 것은 실시간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정말 쿨하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그렇다면 그림은 ‘끝내주게 핫하다’.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존재감을 뽐낸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쿨함과 핫함은 아티스트 백현진 그 자체다. PKM갤러리, 7월 3일까지.
이한빛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