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8개 지하철역 승강기 설치에 26억
28대 저상버스 도입에 역시 26억 추경 편성
장애인단체 “1동선 승강기 100% 설치해야”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서울시가 장애인단체들이 요구해왔던 서울 지하철 역사 승강기를 설치하고 시내버스 저상버스를 도입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53억여원을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장애인단체들은 이동권 보장 차원에서 지하철 역사 승강기·시내버스 저상버스 확대를 요구해 왔다.
8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추경에 8개 지하철 역사 승강기 설치에 26억5000여 만원, 시내버스 저상버스 28대 도입에 26억7000여만원을 반영한다.
서울 시내 277개 지하철역의 승강기 설치율은 약 92%다. 1동선 승강기 미설치역 22개 중 공사 6개 역은 공사 중이고, 12개 역은 설계 중, 4개 역은 검토 중인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계 중인 12개 역 중 이달 안에 설계가 완료되는 8개 역에 대한 추경이 반영됐다”며 “남은 역들은 검토나 설계까지 완료되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거나 추가로 추경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서울·경기·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는 서울시와 면담했다. 이날 장차연은 오후 2시께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충무로역 등에서 탔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휠체어 승하차 반복 집회’를 열었다. 이후 서울시청으로 이동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요구는 2022년까지 ‘1역사 1동선 승강기’를 100% 설치하고, 2025년까지 시내버스 저상버스를 100% 도입할 수 있는 예산을 반영하라는 것이다. 1역사 1동선이란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승강기를 이용해 끊김 없이 지하철 역 1층 출입구에서 대합실을 거쳐 승강장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8개 지하철 역사에 승강기를 도입하기 위한 예산이 편성됐으나 내년까지 ‘1동선 100% 설치’ 목표를 달성하기엔 부족한 액수다. 여전히 설계와 검토 중인 8개 역에 대한 예산은 확보되지 못했다. 장차연은 내년까지 1역사 1동선이 100% 설치되려면 올해 예산에 약 200억원이 반영됐어야 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장차연 관계자는 “일부 예산이 반영되기는 했으나 내년까지 100% 설치하겠다는 약속은 명백하게 후퇴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로 20년이 됐으나 승강기와 저상버스를 설치하라는 요구는 변함이 없다”며 “2022년까지 100% 설치 약속을 못 지키겠다면 적어도 공사라도 다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올해는 장애인 노부부가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를 이용하던 중 7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다. 장애인단체들이 지난 4일처럼 지하철 역사에서 시위를 이어간 끝에 2015년 서울시는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을 발표했다. 내년까지 서울 시내 모든 지하철역에 1동선 승강기 100% 설치, 2025년까지 저상버스를 100% 도입하겠다는 내용으로 장애인단체의 요구사항과 같다.
장차연은 시내버스 저상버스 도입률은 처참한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서울 시내버스 7400여 대 중 저상버스의 비중은 53.9%(2019년 기준)다. 서울장차연 관계자는 “서울시는 지금 예산으로 2025년까지 시내버스 저상버스를 100% 도입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키겠다며 2031년까지 미루자는 건 못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