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반도체 부족 현상과 향후 반도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뉴스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수출의존도가 상당하기에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991억달러에 달한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전년 대비 5.6%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이로써 역대 수출액 기준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라고 하면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메모리 소자나 컴퓨터, 휴대폰 등에서 연산 또는 그래픽 처리를 위한 반도체를 떠올리는데 이러한 반도체는 대부분 실리콘이라는 물질로 만든다. 또 다른 반도체 분류 중 화합물반도체란 두 종류 이상의 물질이 혼합돼 특정 용도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소자 제작에 사용된다. 통신 분야에서 우수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향후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및 속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망을 구축하는 데 사용되는 부품의 국산화 비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핵심 칩의 경우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수입 규제, 미-중 무역 마찰은 공고히 구축됐던 역할 분담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따라서 세계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핵심 반도체 칩 기술 및 상용화 기반 확보가 필요하다.

한편 초고속·초소형·저전력 소자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따라 화합물반도체의 활용도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통신용 반도체의 경우 속도 및 용량의 폭증으로 본격적인 화합물반도체 적용이 가장 유망한 분야다. 우리의 경우, 구축된 통신강국의 위상 유지와 새로운 서비스의 선도적 구현을 위해서는 5G 고도화와 6G의 선제적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5G에 도입되는 밀리미터파나 6G에 필요한 테라헤르츠파, 그리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유선통신의 핵심 칩에는 모두 화합물반도체가 사용된다. 따라서 화합물반도체 칩 기술 개발과 튼튼한 인프라의 구축은 더욱 시급하다.

현재 화합물반도체는 고성능을 요구하는 부품의 소량 다품종 제품 구성으로 중소·중견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로 인해 첨단 기술 개발과 칩 생산을 위한 시설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미국, 유럽 등에서는 국가 주도의 시설투자와 공공연구기관을 활용한 화합물반도체 파운드리 구축, 운영을 통해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해 중소·중견기업의 사업화로 이어지게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정부의 지속적인 연구 지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연구·개발 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통신 인프라 강점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핵심 칩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는 전무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정부 투자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미 선진국은 핵심 칩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시장이 커질 경우 언제든지 자국 위주의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해 기반 기술이 확보된 공공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통신용 화합물반도체 파운드리를 구축해 단기간 내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지원 체제 구축을 통해 통신용 반도체 칩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강성원 ETRI ICT창의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