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KCD에 데이터담보 첫 대출
정확한 가치평가 연구·개발 주도
“이제 막 첫 발을 뗀 데이터담보대출이 앞으로 기술금융과 같은 길을 가게 될 거라고 봅니다. 데이터담보대출 관련 시장 규모를 1조원대로까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KDB산업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KCD)에 데이터와 어플리케이션을 담보로 50억원을 대출했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담보로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한 국내 첫 사례다. 산업은행과 데이터 가치평가 모델 연구, 개발을 주도한 EY한영의 김성수(사진) 파트너는 “‘데이터가 곧 자산이다’라는 인식은 오래됐지만, 이를 바탕으로 기업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실행하기까지는 데이터 가치평가에 대한 방법론 수립이 선행돼야 했다”면서 “특히 (데이터를 축적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혁신기업들의 경우 대표적으로 쿠팡처럼 적자 기업이 많아 금융지원이 어려웠는데, 이런 기업들에도 추가 성장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김 파트너와 연구팀은 데이터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다른 데이터 또는 데이터 기업 가치와 비교 접근하는 ‘시장접근법’, 현재의 데이터가 미래가치를 얼마나 창출할 것인지 평가하는 ‘수익접근법’, 기업이 데이터를 쌓는 데 들인 비용을 기초로 산정하는 ‘원가접근법’ 등을 적용했다. 세 가지 방법을 모두 근거로 전체 기업가치 범위를 평가하고,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 기여도’를 측정했다. 산업은행 지원 첫 사례가 된 한국신용데이터는 매일 일어나는 매출과 비용 데이터가 쌓여 확장성이 주목된다는 점에서 산은이 금융지원을 실행했다. 김 파트너는 “데이터는 현재 비즈니스를 고도화하고, 연관 비즈니스로의 확장, 신규 비즈니스 창출 등 회사 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뿐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M&A)에서도 데이터가 기업가치 산정에 바탕이 되기도 한다고 김 파트너는 설명했다. 대표적인 데이터 기반 M&A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의 구인구직 서비스인 링크드인을 인수한 사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링크드인이 보유한 1억명의 활성 유저에 인당 262달러의 가치를 인정, 262억달러를 지불했다.
기업공개(IPO)도 마찬가지다. 김 파트너는 “데이터 기업 상장 시 공모가 산정 등에서도 데이터 가치평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예컨대 카카오T, 카카오내비라는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는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데이터 가치평가를 바탕으로 한 공모가 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 파트너는 데이터 가치평가 시스템과 회계법인 내 서비스 분야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향후 데이터 거래 자문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 전략 수립, 데이터재산권 침해 등 소송 관련 업무, 구조조정 영역에서의 기업 청산가치 평가 등에서 데이터 가치평가 방법론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호·이세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