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1세 기자의 ‘노쇼 백신’ 예약·접종기
24일 58곳 전화 돌려…29일 접종 성공
접종 부위 뻐근함·근육통 외 증상 없어
백신 관련 전산 시스템은 ‘아쉬움’ 남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만 31세, 한국 나이로는 (생일이 안 지나) 33세인 기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노쇼(Noshow) 백신’을 신청해 맞은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가까운 지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밤마다 기침하는 어머니와 고령의 할아버지 걱정도 밀려왔다.
예방접종이 시작되기 사흘 전이었던 지난 24일이었다. 헤럴드 본사 근처 서울 용산구·중구 소재 병원에 부랴부랴 전화를 걸어 “노쇼 백신 예약할 수 있나요”를 2시간가량 반복했다. 통화 목록에는 병원 이름 58개가 적혀 있었다.
대기자 숫자는 병원마다 편차가 컸다. 대기자가 10~20명 남짓인 곳도, 5명 정도 된다는 곳도 있었다. 반면에 “예약자가 많아 더는 대기를 받지 않는다”는 곳, “접종이 시작되는 27일에 다시 연락을 달라”는 곳도 있었다.
대기자 수가 70명이 되지 않는 병원에만 인적사항을 남겼다. 총 29곳이었다. 신청을 마치고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안도감도 잠시, 또 다른 불안감이 찾아왔다. AZ 백신을 맞은 지인들이 준 ‘후기’가 떠올라서였다. 백신을 먼저 맞은 이들은 오한, 인후통, 근육통, 무기력증 등을 겪었다고 했다. 기사로 접한 ‘하반신 마비’ ‘혈전 생성’ ‘사망’ 같은 부작용도 떠올랐다.
수치 자료를 찾아봤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이 되는 백신은 AZ 백신과 화이자(PF) 백신 두 종류다. 지난 24일 기준(질병관리청) 이상 반응 비율은 AZ 접종자에서 0.8%, 화이자 접종자에서 0.2%로, AZ 백신 접종자에게서 좀 더 높았다. 인과성이 검증되지 않은 ‘우연한 사망’은 인구 10만명당 AZ가 2.62명, 화이자가 2.71명이라고 했다. 두 백신 모두 부작용이 발생했는데 화이자에서는 심장근육염, AZ에서는 혈전이었다.
모든 지표는 “아직 모든 백신이 온전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기다려서 다른 백신을 맞느니, 당장 맞을 수 있는 백신을 맞자고 생각했다.
백신 접종 시작일인 지난 27일 오후 4시께 한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병원 전산 오류로 백신을 맞을 수 없었다. 28일부터 29일까지는 이름을 올린 병원 여덟 군데에서 추가로 연락을 받았다. 가장 접종일자가 빨랐던 한 병원에서 지난 29일 오전 9시께 백신을 접종했다.
지난 29일 기자의 예약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은 지인도 접종에 성공했다. 병원에는 그날 노쇼 백신이 1인분 남아 있는 상태였다. 카카오·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예약은 숫자 ‘0’을 가리키고 있는데 말이다.
병원 측은 “온라인을 통한 예약은 한동안 ‘하늘의 별 따기’일 것”이라며 “백신을 맞으려면 직접 동네 병원에 예약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인 3명이 발품을 팔아서 백신을 추가로 예약했다. 모두 6월 첫째 주에 백신을 맞는다고 한다.
백신 맞은 지 48시간이 지난, 31일 오전 9시 현재 접종 부위가 뻐근하고 무리한 운동을 한 다음날 수준의 근육통이 있지만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 오한과 인후통도 없다.
백신을 맞은 주위사람들은 일부 증상을 호소했다. 지난 27일 충북 청주에서 백신을 맞은 김정윤(30) 씨는 “편도선이 붓고 근육통이 조금 있다”면서 “타이레놀을 먹으니 견딜 만했다”고 했다. 서울에서 백신을 맞은 이모(33·여) 씨도 “두통과 약간의 몸살기가 있었지만 약을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34) 씨는 “접종 부위가 욱신욱신할 뿐”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