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넘어 2나노 공장 미국 애리조나 증설 검토” 미 정부 요구에 적극 화답

현지 투자 발표 앞둔 삼성전자 ‘플러스 알파’ 고민 깊어져

업계 일각선 “삼성 국내외 투자 계산 끝냈을 가능성 높다” 분석도

대만 TSMC 본사 건물의 모습. [로이터]
대만 TSMC 본사 건물의 모습. [로이터]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주재로 열리는 반도체 화상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의 공격적인 미국 투자 계획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미터(1nm=10억분의 1m)급 반도체 공장에 이어 차세대 3나노와 2나노급 공장 신설까지 검토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이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상황에서 당초 계획 대비 ‘플러스 알파(α)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애리조나 피닉스시에 2나노급 반도체 공장 건립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만 타이베이타임즈는 대만 정부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TSMC가 애리조나에 향후 10년에서 15년 안에 건설될 2나노 이하의 차세대 반도체 공장 건립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TSMC는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테크 심포지엄을 통해 대만 신주 지역에 2나노급 공장 건립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 현지에 2나노급 공장 건설 계획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타이베이타임즈는 “유럽연합(EU)의 반도체 투자 요구와 관련해서는 (TSMC 측에서) 현재까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2나노 공정은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이 예정된 3나노 공정을 뛰어넘는 ‘꿈의 기술’로 분류된다. 미국 IBM이 이달 초 2나노 기술로 만든 반도체 칩을 세계 최초로 공개로 바 있으며, 실제 양산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SMC의 미국 투자 규모도 계속 확대하는 상황이다. 현재 TSMC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피닉스시에 짓기로 한 공장을 기존 1곳에서 최대 6곳으로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작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애리조나 1공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지난해 100억~120억달러(11조~13조원)를 투자해 피닉스시에 5나노급 반도체 공장 1개를 짓는 방안을 계획했지만, 지금은 3나노 공장 설립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3나노 공장을 짓는 데 투입되는 비용은 라인 하나당 230억~250억달러(한화 25조~28조원)에 이른다. 당초 계획했던 안보다 투자금액이 2배 가량 확대되는 셈이다.

지난해 애리조나 1공장 발표 당시만 해도 “TSMC가 미중 분쟁의 불똥을 피하기 위해 면피성 투자를 했다”는 업계의 지적이 많았지만, 최근 TSMC의 공격적 행보를 감안하면 “미국 중심의 반도체 동맹에 올라탈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 투자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 측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공장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TSMC가 미국 정부의 요청에 적극 화답하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비춰지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플러스 α’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38조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와 동시에 미국 투자에 대한 계산도 함께 끝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