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외제 승용차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구매(직구) 해주겠다며 돈을 가로챈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고급 외제차를 외국 딜러를 통해 저렴하게 구해주겠다고 속인 뒤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수입 자동차 판매업자 A(67) 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S 등 수억원 가량의 고급 외제차량을 독일 현지 자동차 판매업자를 통해 저렴하게 구해주겠다며 피해자 8명으로부터 계약금과 통관비용 명목 등으로 총 2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동종 전과 24범인 A 씨는 지난 2005년까지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외제차 판매사무실을 운영하다가 15억원 상당의 부가세를 체납하며 회사를 폐업시켰고, 이후 무허가로 수입차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피해자들에게 구매대행을 위한 계약금을 먼저 받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차량을 수입한 사실이 없음에도 ‘차량이 부산항에 도착했다’며 통관비를 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폐업된 회사명의가 적힌 가짜 계약서를 건넸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업무접견용으로 외제차를 구입하려던 서울의 한 학교법인 이사장도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 대다수가 서울에 거주해 실제 부산항까지 가기 어려워 A 씨의 말만 믿고 돈을 넘겼다고 전했다.

A 씨는 또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민등록지와 다른 곳에 거주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주소지는 양천구 목동으로 옮겨놓고 은평구 응암동에 사는 자녀들과 함께 지내며 출ㆍ퇴근 길에는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경찰 관계자는 “수입 자동차의 경우 한국 법인에서 정식으로 수입한 뒤 이를 딜러들이 개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라며 “수입차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 피해를 입은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로 수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