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장 본지 초청 강연
디지털 경제도 공정이 핵심 과제
정보공개 강화로 소비자피해 방지
공급가 이하 온라인 판매 금지
대리점 피해땐 위약금 없이 폐점
ICT 정보교환도 담합 가능해
규율대상 범위 명확하게 할 것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아갈 길로 ‘디지털 공정경제’을 내걸었다. 그는 최소한의 규제를 통해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불공정행위는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위원장이 이날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경제 특별초청 조찬 강연’에서 밝힌 네 가지 미래과제 중 소유지배구조개선을 제외한 포용·상생, 경쟁촉진, 소비자권익보호 등을 모두 디지털경제와 연관해 설명했다. 과거 산업과는 다른 디지털경제 내에서 불공정행위가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조 위원장은 “택배, 배달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며 “상단부터 최하단까지 단계별로 계약서를 점검해 자율시정 및 표준계약서 보급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노동자는 다층구조로 이뤄진 계약에 종속돼 있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은 배달대행플랫폼·지역지점·배달기사로 연결되는 갑을병정 구조로 배달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조 위원장의 발언은 각 단계마다 있는 계약을 전부 점검해 계약서 내 불공정 규정을 잡아내겠다는 취지다.
배달플랫폼에는 이미 지난 1월 계약서 점검을 마쳤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배달대행 플랫폼 사업자가 배달 기사에 불공정하게 배상 책임을 부과하거나 일방적인 통보로 계약해지를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공정위는 150개 지역단위 배달대행업체 계약서도 점검하고 있다.
가맹본부가 직접 온라인판매를 확대하면서 예측치 못한 피해를 받은 가맹점과 대리점도 구제한다. 조 위원장은 “가맹본부 온라인판매 확대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위약금 없이 폐점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어 “창업·사업계획에 고려할 수 있게 가맹본부 온라인판매 관련 정보도 공개를 강화하겠다”며 “온라인판매 관련 거래조건 협의권도 부여하겠다”고 덧붙였다. 거래조건 협의권을 부여하게 되면 공급업자가 대리점 공급가 이하로 온라인 팔매를 할 경우 대리점주가 공급가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그는 “사업자 국적과 무관하게 국내 입점업체와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거래를 중개하는 일정규모 이상 사업자 약 30여개가 대상”이라며 “계약서 및 필수기재사항 명시·교부 의무 등 거래 기초가 되는 기본적 조항을 규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나타나면서 생기는 새로운 형태의 독점도 집중감시한다. 특히 ICT 기업이 벌이는 새로운 형태의 담합행위에 대해서 “의료, 언택트, 부품·중간재 등 분야 담합을 집중 감시하고, 정보교환 담합규율의 대상이 되는 정보의 범위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경제로 급속하게 전환하면서 생길 수 있는 소비자 피해는 ‘정보공개 강화’로 방지한다.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전부개정이 핵심이다.
조 위원장은 해당 전부개정안과 관련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최근 확대된 플랫폼 사업자 거래상 지위와 역할에 상응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플랫폼의 확대된 역할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여하고 정보공개를 강화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도모하겠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이 검색순위로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점검대상으로 제시됐다. 조 위원장은 검색결과, 노출순위, 리뷰, 맞춤광고 등과 관련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몰 배송 전에 주문을 취소해도 배송비를 부과하기도 하는 등 행위를 철저하게 점검할 예정이다. 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