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채통제에 대출금리 급등
인플레 우려로 금리상승 가능성
7월 DSR 강화…선수요 몰릴 수
4월 신용대출 급증 사상 최대로
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이뤄진 정부 규제가 신용대출 금리를 끌어올려 오히려 가계부담만 높이고 있다. 7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가 예고된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정책금리(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성까지 높아지며 미리 돈을 빌려 놓으려는 수요가 폭발하며 가계대출이 대란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2.88%로 2월(2.81%)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 3.01%에서 올 3월 3.7%까지 불과 4개월 동안 70bp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0.93%에서 1.13%로 20bp 오른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상승폭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요구하자 은행들이 신용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출 한도·우대 금리 축소 등을 실시했다. 가격인상으로 공급을 줄인 셈이다.
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한 해 전보다 2.3% 올랐다. 이는 2017년 8월(2.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기대인플레이션도 고공행진 중이다. 1년 전 0.6%에 불과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손익분기 기대인플레이션율(BEI·Breakeven Inflation Rate)이 지난달 2.41%를 기록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경기 과열을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처음 언급하자,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정책금리 인상은 단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곧바로 은행권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오는 7월부터는 DSR이 차주 단위로 적용되고, 신용대출 만기도 단축되면서 대출한도가 크게 낮아진다.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한도가 줄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4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42조2278억원을 기록했다. 3월 말보다 6조8401억원이 급증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금융당국이 설정한 은행권 월별 신용대출 증가액 한도 2조원을 3배 이상 넘어선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은행권이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우대금리 조정해 대출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며 “하반기 쯤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텐데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았거나 신용대출을 필요로 하는 이들은 금리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박자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