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민칭송의 대서사시’·‘인류 지침 대백과전서’ 주장
“南 가장 초보적 언론·출판의 자유마저 가로막는 사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남측에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출판을 놓고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출판의 자유도 없는 비정상적인 사태’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일 ‘태양의 빛은 그 무엇으로도 가리울 수 없다’는 제목의 개인 명의 글에서 “남조선 법조계와 보수언론들은 회고록 출판·보급에 대해 그 무슨 ‘보안법’ 위반이니, ‘이적물’이니 하고 법석 고아대며 히스테리적 대결 광기를 부려대고 있다”며 “남조선에서 상식을 초월하는 비정상적인 사태들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자들도 ‘승인절차가 필요하다’,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는가 조사하고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해당 출판사에 대한 조사놀음을 벌려놓고 회고록 출판과 보급을 막아보려고 비열하게 책동하고 있다”며 “태양의 빛을 가려보려는 역사의 반동들의 어리석은 객기, 시대의 지향에 역행하는 파쇼적 망동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현실은 정의와 진리가 말살된 암흑의 땅, 참다운 언론의 자유마저 무참히 유린당하는 민주주의의 폐허지대 남조선 사회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역사의 폐물들이 발악할수록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대한 남조선 민심의 관심과 탐독열풍은 더더욱 강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는 ‘재중동포 사회학자’ 리명정의 ‘출판의 자유도 없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최근 남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놓고 보아도 그 땅에 넘쳐나는 자유에 대해 잘 알 수 있다”면서 “김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발행을 둘러싸고 또 한차례의 탄압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 중에서도 가장 초보적인 언론의 자유, 출판의 자유마저 가로막는 사회에 자유민주주의라는 간판을 척 내걸고 있으니 아마도 그네들이 생각하는 자유는 인류의 보편적 인식과 전혀 다른 모양”이라며 “그런 식이라면 분서갱유를 명하던 진시황 때도, 인류의 지성이 담겨진 수백만권의 도서들을 단 한순간 불살라버린 히틀러 시기에도 언론과 출판, 학문의 자유가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김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대해서는 ‘20세기 정치사의 총화’, ‘인민칭송의 대서사시’, ‘세계 제일의 위인전’, ‘인류에게 삶과 투쟁의 지침을 안겨주는 대백과전서’라면서 170여개국에 보급되고, 수십개국에서 20개 언어로 출판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과거 펴낸 ‘세기와 더불어’(8권 세트)를 그대로 출간해 국내 실정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일자 간행물윤리위원회는 회의를 열었으나 김 주석의 회고록은 소설이나 만화, 사진집 등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심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세기와 더불어’ 판매 여부는 시민단체들이 법원에 판매·배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