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장 후보서 빠져 관련 수사·인사에 변수
김학의 출금 수사팀, 이 지검장 기소 부담 덜어
5월 10일 수사심의위 이후 기소 수순 예정
중앙지검장 유임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돼
다음 주 차기 총장 최종 후보 1인 정해질 듯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관련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수사팀이 기소 부담을 던 상황에서, 이 지검장의 향후 거취에 따라 검찰 인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오는 5월 10일 이 지검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는 검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의견을 낼 경우 기소 결정이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수사심의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전날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및 수사 계속 여부를 판단할 위원 15명을 추첨으로 선정했다.
다만 수사심의위가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수사팀의 기소 결론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준비를 사실상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빠지면서 ‘총장 후보 기소시 대통령의 인사권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워지게 됐다.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로 꼽히던 이 지검장이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선 이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 정권 입장에선 이 지검장의 총장 기용은 물 건너갔지만, 주요 수사를 담당하는 전국 최대 검찰청인 중앙지검 지휘를 계속 맡기는 것이 안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선의 한 간부급 검사는 30일 “총장 후보에서 이 지검장이 빠진 것은 결국 중앙지검장 유임을 위한 수순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통상의 경우 총장 인선에 따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들이 옷을 벗기도 했지만, 이 지검장으로선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검사 신분을 내려놓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지검장 본인 입장에서도 중앙지검장으로 유임되면 향후 고검장 승진을 노릴 수 있다. 이 지검장이 유임되면 검찰 고위간부 인사폭도 더 작아질 수밖에 없다.
박범계 장관은 다음 주 최종 1인의 차기 총장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제청이) 적어도 오늘은 아니다”라며 “심사숙고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후보추천위원회는 박 장관에게 김오수 전 법무부차관,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총장 직무대행) 등 4인의 후보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검찰개혁 기조를 비롯한 현 정부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김 전 차관이 가장 유력한 차기 총장으로 거론된다. 줄곧 유력 총장 후보로 꼽혔고 검찰 내 신망이 두터운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총장 직무대행)가 대항마로 꼽힌다. 하지만 조 차장은 대검 차장에 임명된 후 윤 전 총장 징계 국면과 검찰 인사,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모해위증 의혹 처리를 두고 요소요소에서 여권 및 법무부와 각을 세운 것이 부담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한 수원지검의 수사는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수사팀은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조치가 있었던 2019년 당시 법무부 지휘라인의 최고위 간부였던 박상기 전 장관과 김오수 전 차관을 최근 서면조사 했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광철 비서관의 경우 지난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대면조사를 받았다. 수사팀은 불법 출국금지 관여 의혹 자체로 수사를 받는 이 비서관과 이후 검찰의 관련 수사를 무마한 의혹을 받는 이 지검장 사안의 결이 달라 두 사람 사건을 동시에 최종 처리할지 여부는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