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까지 세 낀 매물 막판 거래…
‘2년 실거주’ 등 실수요자 요건 까다로워져
“무주택자이면서 수십억원 현금 보유자여야”
주인거주 매물은 배짱 호가 출현
“이제부터 압구정동에서 집을 사려면 지금 현재 무주택자여야만 합니다. 대치동에서 그동안 나온 불허가 사유를 살펴보니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매도한 계약서를 쥐고 있는데도 허가가 안 나왔어요. 무주택자이면서 한번에 40억, 50억원을 현금으로 척척 낼 수 있는 사람만 살 수 있는거죠.”(압구정 A공인 대표)
지난 27일부터 압구정 현대·한양 등 24개 단지, 여의도 시범·삼부 등 16개 단지, 목동 14개 단지와 성수 전략정비구역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
시행 첫날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 A공인 대표는 “어제(26일)까지 현대·한양·미성 아파트를 통틀어 세 낀 매물들 급하게 내놓은 것들은 다 팔렸다”며 “조합도 설립됐고, 토지거래허가제까지 묶였기 때문에 당장은 물건이 하나도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작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대치동 공인중개사에게 물어봤더니 처음에만 서로 눈치보느라 거래가 뚝 끊기고, 2주 정도 지나면 집주인들중에 하나 둘씩 내놓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공인중개사들은 미처 포털사이트에서 내리지 못한 ‘전세 낀 매물’을 거두느라 바빴다.
목동 신시가지 B공인 대표는 “시행 전일까지 여러 명이 이 매물을 놓고 가격 흥정을 했지만 집주인과 타협을 보지 못했다”며 “27일부터는 매수해도 허가가 안 나오기 때문에 포털에서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거래량 자체는 줄겠지만 가격은 오히려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대치동과 잠실동의 사례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갈아타기를 하는 매도자들이 나왔지만 계약되는 건 대부분이 신고가 거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집주인이 거주하는 매물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당장 팔 생각이 없는 집주인들은 직전 최고가보다도 수억원씩 비싸게 호가를 부르고 있다.
여의도 C공인 대표는 “공작아파트 30평형의 직전 최고가가 17억원대인데 한 소유주 분이 23억원에 내놓았다”면서 “이 가격에 팔리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인데 이것 말고는 매물이 거의 없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 토지거래허가제에 익숙하지 못한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말이 엇갈려 혼선을 빚는 사례도 발생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목동 아파트를 알아보던 40대 주부 D씨는 “1주택자인데도 1년 내에만 기존 집을 정리하겠다고 약속하면 목동 아파트를 사는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중개사가 있었다”며 “다른 중개사들이 그렇게 하면 허가가 안 나와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고 정정해줬다”고 밝혔다.
이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