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전성 검토 후 공여”…정확한 시점·대상국은 언급 안해

백신 접종 가속도·AZ 백신 美 FDA 비승인 맞물려 지원 시작

印 우선 제공국 이름 올릴 듯…우리나라 포함 인도태평양 지역 중심 지원 논의 예상

미국이 600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타국에 내놓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의료진이 AZ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주사기에 약물을 주입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미국이 600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타국에 내놓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의료진이 AZ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주사기에 약물을 주입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대란 상황 속에 ‘백신 이기주의’란 비판을 받으면서도 대량의 백신을 틀어쥐고 있었던 미국이 거세지는 공유 압박에 600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타국에 내놓기로 했다.

앤디 슬라빗 미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26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미국이 6000만회분의 AZ 백신을 이용 가능할 때 다른 나라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시점이나 대상 국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AP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 연방 당국 차원의 안전성 검토를 마치는 대로 타국에 대한 AZ 백신 지원이 시작될 것이며 몇 개월 내로 수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대규모로 백신을 풀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멕시코와 캐나다에 AZ 백신 400만회분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AZ 백신이 지원 대상으로 정해진 것은 아직 미 식품의약국(FDA)의 사용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 얀센의 백신만 FDA 승인을 받았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AP에 “미국은 이미 FDA가 승인한 백신을 충분히 보유했고, AZ 백신이 미국에서 사용 승인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는 향후 몇 개월간 AZ 백신을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여기에 18세 이상 성인 중 1회 이상 접종을 마친 비율이 53.9%에 이를 정도로 백신 접종에 가속도가 붙은 것도 이번 AZ 백신 공여 결정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해석된다.

미국은 우선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인도에 AZ 백신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센터 앞에 인도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긴 줄을 서며 대기하고 있다. [EPA]
26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센터 앞에 인도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긴 줄을 서며 대기하고 있다. [EPA]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백신 원료와 의료용 산소 관련 물자 등 다양한 긴급 지원 제공에 합의했고, 코로나19 대응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미국과 인도 두 정상이 우리 공동체를 치유하고 국민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계속해서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은 대(對) 중국 포위망 구축에 핵심적 역할이 필요한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AZ 백신 지원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는 백신 전문가 그룹을 마련, 인도태평양 지역의 영향력 확대 및 중국 견제를 위한 백신 지원을 논의해왔다.

조 바이든(왼쪽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한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TV 화면 왼쪽부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EPA]
조 바이든(왼쪽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한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TV 화면 왼쪽부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EPA]

여기에 미국에 백신 지원을 요청한 한국 역시 AZ 백신 지원 국가에 명단을 올릴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미국의 AZ 백신 제공이 본격화될 경우 자국산 백신 무상 제공, 기술 이전 등을 추진하며 우호국 확보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 본격적인 ‘백신 외교’ 대결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