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드(Ford)’ 등 브라질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많은 기업이 브라질 사업 축소 및 철수 발표를 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외국인 직접투자는 전년 대비 50.6% 감소해 341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도 다른 분야와 다르게 놀랍게 성장한 분야가 있다. 바로 브라질의 ‘스타트업’이다.
CNN에 따르면 브라질 스타트업 기업들은 2021년 1분기에만 약 19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2월 기준 브라질은 총 19개의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일컫는 용어다. IT전문지 CB인사이트가 지난 1월 발표한 한국의 유니콘 기업 수가 11개인데 브라질이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2020년에도 브라질에는 6개의 기업이, 2021년 1분기에는 2개의 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브라질은 인구 2억명의 내수를 보유하고 있고 인구 대비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사용률 세계 3위 국가다. 또한 관료주의, 높은 세금, 복잡한 행정 등을 통틀어 일컫는 ‘브라질 코스트’는 혁신과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친 스타트업들에 오히려 자양분이다. 실제로 브라질은 2021년 1분기 기준 7개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브라질의 관료주의적인 은행 서비스와 결제 시스템에 대한 혁신의 수요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은행인 ‘누방크(Nubank)’는 콜롬비아 출신 이민자가 브라질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그는 이민 초창기에 은행 계좌를 만들기 위해 각종 서류를 여러 번에 걸쳐 제출하고도 6개월이나 기다려야 했고 매월 적게는 8000원에서 2만원에 해당하는 계좌유지비를 내야 했다. 누방크는 계좌 개설부터 카드 수령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계좌유지비도 없어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는 브라질 전역에 걸쳐 5570개 도시에 약 2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다.
최근 병원 진료를 100%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 ‘클릭리피(Click Lifee)’도 화제다. 동 플랫폼에서는 의사 면담, 처방전 송부, X-레이 등 공유부터 의사소견서 수령까지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부담되는 환자들이 사용하기 적합한 플랫폼이다.
지난달 브라질 정부는 ‘디지털정부’를 실현하기 위한 법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앞으로 브라질 국민은 각종 정부 제공 서비스를 하나의 통합된 디지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브라질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가 진행 중이다.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이 보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브라질 시장을 공략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패기를 지닌 우리 스타트업들이 브라질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기회를 포착해 혁신을 주도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백승원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