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비 없는 비대면 여행’ 인기로 수요 급증
작년 캠핑카 튜닝 7709건...전년비 251% ↑
全차종으로 규제 완화되자 관련산업 신바람
올해 튜닝 건수 급증 예고...“규제 더 없애야”
#. 인천에 사는 A 씨는 최근 중고차를 구입해 캠핑용 자동차로 꾸몄다. 주말마다 가족들과 한적한 야외로 나들이를 가기 위해서다. 공간을 차지하던 캠핑 장비를 일부 정리하면서 마음의 여유까지 생겼다. A 씨는 “숙박비 부담 없이 어디든 떠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해외여행을 못 가는 이번 여름휴가 때는 더 먼 곳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고양시에서 튜닝숍을 운영하는 B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약 1.5배 늘었다고 했다. 제한적이었던 작업에서 캠핑족이 증가하면서 얻은 반사이익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근 그의 관심사는 편의장비다. B 씨는 “안전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튜닝 규제에 사업 확장을 위한 아이템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르는 ‘차박(車泊)’이 유행하면서 튜닝 산업에 탄력이 붙었다. 정부의 튜닝 규제 완화로 캠핑용 자동차 차종이 확대된 가운데 감염 우려가 적은 캠핑(Camping) 공간의 개인화가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캠핑용 자동차 튜닝은 지난 2014년 허용됐지만, 2019년 본격적으로 개화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에 따라 캠핑용 자동차 튜닝 대상이 11인승 승합차에서 승용·화물·특수차 등 전 차종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캠핑용 자동차 튜닝 승인 건수는 지난해 총 7709건으로 2019년(2195건)보다 251% 증가했다. 캠핑용 자동차 튜닝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 튜닝 건수(24만2950)의 3.2%로 급성장했다.
시작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픽업트럭의 판매 증가였다. 차의 뒷좌석을 접어 매트를 깔고 밤하늘을 보는 로망을 누리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의 영상에 많은 이들이 지갑을 열었다.
이동수단은 곧 휴식처이자 ‘두 번째 집’이 됐다. 차박에 매력을 느낀 이들은 튜닝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관련 장비 판매가 늘면서 튜닝 생태계도 확대됐다. 카니발, 스타렉스 등 10인승 이하를 개조하는 것이 불법이었던 불과 2년 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조성됐다.
튜닝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도 늘었다. 전조등과 보조범퍼부터 루프톱 텐트 등 관련 튜닝의 승인·검사가 면제되면서 입맛대로 차를 변형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승합차(3813건) 외에 화물차(3312건)와 승용차(541건)의 캠핑용 튜닝 사례가 많아진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는 냉·난방이 가능하고 숙박 이후 이동이 간단해 텐트로 하는 캠핑과 편의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전국 곳곳의 캠핑장이 최근 트렌드에 편승해 ‘차박’을 허용하면서 캠핑 수요가 차로 이동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캠핑용 튜닝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방송·인터넷 콘텐츠의 영향으로 ‘차박족’에 합류하는 이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RV(레저용 자동차) 판매 증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과 마찬가지로 튜닝 산업의 구조적 확대도 진행형이다.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 완화도 예상된다. 안전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장치의 경우 튜닝 승인이 하루 만에 이뤄지는 등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손질하겠다고 밝힌 국토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튜닝 일자리 포털’의 전면 개편과 우수업체 제품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기술·제품 마켓’ 구축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튜닝 인증기관의 독점적 권위가 여전하고, 높은 인증 비용과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시험 수준 등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일부 불법 부착물을 튜닝의 범주에 포함해 규제의 대상으로 삼았던 과거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캠핑카 튜닝이 활성화됐다고 하지만, 이는 튜닝 산업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규제 일변도가 체계적으로 구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차 제조 수준에 걸맞은 현실적인 튜닝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