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헬스케어 허용도”

소비자단체와 보험업계에 이어 국회까지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면서 관련 법안 처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최근 내놓은 ‘금융산업 발전방안과 소비자보호’ 보고서에서 “실손의료보험 청구절차 간소화 문제는 환자이자 보험가입자인 소비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서 반드시 성사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와 보험사 등 거대 이익집단의 이해 관점에서 바라봐선 안된다고 경계했다.

이 보고서는 국회사무처가 전주대 제혜금, 전한덕 교수에게 의뢰해 작성된 것으로 연구 기간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다.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도 이 용역 보고서가 제출됐다.

보고서는 “비대면 시대에 환자가 병원에 직접 찾아가서 오랜 시간 대기한 후에 진단서 등을 발급받는 일이 녹록하지 않다”며 “병원에서 진료한 과목이 실손보험 대상이 되는지, 어떤 청구서류를 제출해야 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병원에 갈 때마다 소액의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도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의 지난 2018년 조사를 보면 번거로운 절차 때문에 보험금 청구를 포기했던 경우가 실손보험 가입자 중 47.5%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소액이어서’라는 이유가 73.3%로 가장 높았고, ‘병원방문이 귀찮고 시간이 없다’라고 답한 응답자도 44%에 달했다.

보고서는 “청구 간소화가 되면 소비자들이 병원을 더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의료비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며 “국민의 건강권 및 재산권과 연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당하게 병원이나 보험사에 비용을 전가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를 보다 쉽게 행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손보험 자동청구에 반대하는 의료계는 “보험은 환자와 보험사, 즉 민간 간의 계약인데 병원이 보험금 청구를 대행하는 건 맞지 않고, 민감한 의료정보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21대 국회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총 4건이 발의돼 있다.

보고서는 또 “소비자의 건강권과 헬스케어 서비스 접근 용이성을 위해 보험사의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일부 허용해야 한다”며 “현행 의료법의 내용을 고쳐 의료진이 아닌 자도 일정 범위 내에서 유사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 현재 의료계가 반대하는 사안이다. 전문성이 결여된 보험사가 헬스케어를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의료 민영화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