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트코인 개당 5000만원대까지 추락

시총 1조달러 아래로 떨어져

연일 버블 경고 메시지

“당국 선제적 메시지로 버블 조정” 분석

“1억 간다”던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50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본격적인 버블 붕괴가 눈앞에서 펼쳐지면서 급등 국면에서보다 가상자산에 대한 논의가 한층 긴박해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마지막 사다리’로 여기며 위험천만한 투자에 열광하던 2030세대 등 투자자들은 일순간 패닉에 빠졌다.

23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오전 8시32분 기준 6089만원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보다 10.71%나 급락한 가격이다. 이날 오전 한때 6000만원 지지선이 깨지면서 전날에 이어 다시 5000만원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5.18% 떨어진 283만원에, 리플은 15.9% 떨어진 1375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비정상적인 투자 과열을 상징하고 있는 도지코인은 전날보다 21%나 급락해 개당 306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의 가상자산 폭락은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이날 오전 8시 기준 시가총액은 1조달러 아래로 떨어져 9640억여달러(1080조원)로 집계되고 있다. 한때 500억달러를 넘어섰던 도지코인 시총도 338억달러(38조원) 가량으로 내려왔다.

불과 지난주 개당 8000만원을 호가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날개없이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투매(공포심리로 보유 자산을 헐값에 매도하는 행위)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연일 이어진 가상자산에 대한 위험 경고도 시장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 가격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며 대대적인 가격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자산 낙관론자인 그조차 “비트코인이 50% 하락해 2만~3만달러대로 후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종류의 하락을 2018년 비트코인 급락 사태 때 본 적이 있다”고 언급하자 시장 불안감이 크게 증폭됐다. 장기적으로는 40만~60만달러를 전망하지만 현 과열 상황에서의 대규모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국내 금융당국도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이라고 규정하고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 없다”며 경고했다. 가상자산 투자자를 ‘투자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투자자 보호 개념이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제도권화 기대에 선을 분명히 긋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추가적인 버블 붕괴 조짐에 당국이 선제적인 경고음을 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도지코인 등 이른바 ‘잡코인’에 투자가 몰리고, 특히 젊은 세대의 투자 광풍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에서 선제적으로 버블을 완화하기 위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가격에는 거품이 분명해 조정이 필요한 국면이지만, 가상자산 거래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방침 등을 보면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 제도화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