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1공장 14일까지 휴업

아산공장도 노조와 협의중

세계 부족현상 장기화 우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에 한국의 대표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 생산라인이 속속 멈춰 서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에 마땅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 등의 여파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와 전기차 아이오닉5 등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이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울산1공장이 부품수급 문제로 휴업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했던 지난해 2월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에 따른 생산 감축 이후 처음이다. ▶관련기사 6면

이에 아이오닉5 내달 생산 계획이 기존 1만 대에서 2600여 대로 줄어 들면서 고객인도 시기도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그랜저, 쏘나타 등을 생산하는 아산공장 휴업에 대해서도 6일부터 노조와 협의에 들어갔다.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도 오는 10일 특근을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수급난은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상황이다.

기아 역시 반도체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국내 공장 주말 특근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조지아주 공장 가동을 이틀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현대차·기아는 그룹 차원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미리 비축해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비해 여유로웠다. 하지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반도체 공장에 자연재해와 화재 등이 겹치면서 더 심화됐다.

현대차·기아는 협력사와 반도체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으면 다음 달에도 휴업하는 공장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위협은 반도체 대란 충격은 부품사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53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1%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생산 감축 중이다. 또 72%는 수급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수요 급증 국면에서 자연재해와 화재 등으로 세계 1∼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모두 생산 차질을 빚는 바람에 문제가 심각해졌다”면서 “코로나19 백신 확보 경쟁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