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인세, 전년대비 16조7000억원↓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 설정 논의에 불을 붙인 가운데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한 참여를 검토키로 했다. 법인세율 하한이 설정될 경우 기업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출범직후인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3%포인트 인상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여파로 오히려 법인세가 16조7000억원이나 급감했다.
7일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옐런 장관의 제안이 이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차원에서 디지털과제 관련 사항으로 논의되고 있다”면서 “기존 논의를 이어가면 되고, 기존과 다른 사항이라면 관련 현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양국 관련 국장급과 관련 비대면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전날 공개 연설을 통해 각국 법인세율에 하한을 설정하고자 주요 20개국(G20)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30년간 이어진 각국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옐런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2조2500억 달러(한화 25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를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가 기업들의 엑소더스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독일과 프랑스는 옐런 장관의 발언에 환영 입장을 표했다.국제통화기금(IMF)도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 설정 논의와 관련해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나라는 엘렌 장관으로 촉발된 법인세 하한선 설정에 대한 국제적 논의에는 참여하지만 실질적으로 세율 인상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미 편 가르기 식 조세정책을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로서는 법인세 인상까지 추진할 경우 강한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소득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데 이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소득세·종합부동산세 인상까지 우회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고세율이 25%에 달하는 법인세율까지 올릴 경우 ‘증세’를 정부가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기재부는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법인세 인상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모습이지만 하한을 성정할 경우 기업부담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실적이 좋지 않는 상태에서 법인세 인상에 대한 저항은 클 수 밖에 없다.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세는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16조7000억원이 줄었다. 감소 규모만 볼 때 역대 최대다. 법인세는 전년 하반기와 그해 상반기 기업실적을 반영해서 매긴다. 지난해 법인세는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2020년 상반기 영향을 받아 급감했다. 이 때문에 올해 법인세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코로나19 방역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법인세가 예전 수준으로 다시 급증하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