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조치로 물품 대금 못 받자 소송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국내 기업으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한 북한기업이 우리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북한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낸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김춘수 부장판사는 6일 명지총회사와 북한경제단체 조선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 남북경제협력연구소 김한신 소장이 한일화학 등 우리 기업 4곳을 상대로 낸 물품대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민경련에 가입한 기업 명지총회사는 지난 2010년 아연을 공급했으나 갑작스런 5·24 조치로 대북 송금이 금지되면서 대금 중 일부를 받지 못했다며 지난 2019년 소송을 냈다. 청구 금액은 1억원이다.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사태 때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대북조치로, 남북 간 교역 중단과 대북 지원 차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이미 거래를 중개한 중국 기업에 대금을 모두 납부했다는 입장이다.
민경련과 명지총회사의 위임을 받아 소송을 진행한 김 소장은 “5·24 조치가 시행된 이후 12년째 기업들이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법정에 제기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10년 동안 중단됐던 북한과의 접촉이 개시되면서 북측에서 소송을 위임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해 패소했는데, 변호사와 상의해서 항소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 기업이 원고 자격으로 우리 법원에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