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 53곳 설문조사
매출저하 유동성 위기...36% “생산량 반토막”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를 이용해 차량 부품을 만드는 부품업체 절반 이상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부품난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 14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의 부품업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완성차 업체의 1~3차 협력업체 53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2일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48.1%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라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답했다.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고 답한 업체 중 36%는 기존 부품 생산량의 최대 50%까지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답해 반도체 공급 차질이 부품업계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극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64%의 기업 역시 부품 생산이 20%까지 감소했다고 답했다.
부품 생산이 줄면서 이들 업체의 경영 실적도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전체 응답 기업 중 19.6%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매우 하락했다”고 답했다. 완만히 하락했다는 응답도 23.2%에 달했다.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는 응답 기업도 전체의 47.4%에 달했다.
실적 저하는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부품기업 절반이 운영자금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이중 32.7%는 올해 상반기 완성차의 생산 물량 축소로 자금난이 발생했다고 답했다. 일부 업체(8%)는 이번 달 안에 자금 조달이 되지 않으면 경영을 이어나가기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상반기 내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는 업체도 20%에 달했다.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책도 마땅치 않다. 응답기업의 절반 가량은 은행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출한도 부족(25.8%)이나 ▷고금리(19.7%), ▷까다로운 금융조건(19.7%) 등 제약이 걸려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수급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이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부품업체들 대다수는 반도체 수급 차질이 올해 3분기(36%) 또는 4분기(36%)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리 반도체 부품을 확보했던 현대차와 기아도 울산1공장에 이어 아산공장도 휴업을 검토하는 등 이달부터 생산 차질을 겪고 있어 부품업체들의 경영난은 가중될 전망이다.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자 부품업체 10곳 중 7곳은 같은 사양의 국내 업체 반도체 제품으로 교체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주홍 KAMA 상무는 “차량용 반도체를 국산화하기 위해 개발 및 생산 역량이 갖춰진 국내 업체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을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하도록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