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경제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경제회복이 앞당겨지고 봄이 빨라질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3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경제계에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협조를 구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향해 공개적으로 기업의 애로를 듣겠다면서 활발히 만나 대화하자고 손까지 내밀었다.
기업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지난 4년 동안 기업과 정부, 여당은 줄곧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각종 규제정책이 나올 때마다 기업의 목소리가 ‘패싱’을 당했다. 정부와 여당은 기업들보다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 대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각종 규제에 대한 ‘백신’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제조업 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는 코로나19 시대 이전으로 회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자영업 등은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 기업의 경영활동은 투자로 이어지고 투자는 일자리로, 그리고 내수 소비로 이어진다. 하지만 4년간 각종 규제로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벤처기업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규제 3법의 영향으로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국내 고용 및 투자 등을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국내 사업장의 해외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도 20%에 달했다.
실제 정부와 여당은 4년 내내 반(反)기업정서와 친(親)노동정책 일변도였으며 강력한 기업 규제정책으로 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180석으로 무장한 거대여당은 21대 국회 개원 이후 반기업 규제를 무더기로 쏟아냈다. 올해 2월까지 국회 환경노동위에 계류된 법안 530개 중 규제강화법안이 229개에 달했다. 반면 규제완화법안은 불과 30개에 불과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하소연도 외면했다.
최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시 최대 권고 형량을 징역 10년6개월로 올린 양형기준안도 산업계의 호소에도 확정됐다. 또 고용노동부가 해고자 등의 기업별 노조활동을 허용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오는 7월 시행되는 노조법의 세부 규정을 정비한 것. 하지만 경영계가 법 조항이 지나치게 모호해 시행령에서 보완을 요구한 사항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여당은 기업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마련했지만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세계 경제는 자국 경제 보호로 흘러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유럽 등은 정부들이 나서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0년 95개에 불과했지만 적극적인 유인정책으로 2018년 886개로 크게 늘었다. 유럽도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193개 기업이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로 복귀한 기업은 88개에 불과하다.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이전)’ 정책이 실현되기 위해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 바이러스 백신’을 준비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