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로 금전신탁 부진
전업사 토지·처분신탁 급증
금감원 “건전성 악화 우려”
국내 신탁회사의 수탁고가 지난해 100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사가 수수료를 받고 자산을 대신 관리·운용해주는 신탁은 특히 부동산 담보 신탁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담보 대출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61개 신탁회사의 수탁고가 전년말 대비 68조1000억원(7.1%) 증가한 103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전 신탁은 소폭 늘거나 감소세를 보였다. 은행의 수탁고는 492조7000억원, 증권사는 244조3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2.6%(12조3000억원)와 4.9%(11조4000억원) 증가했고, 보험사는 17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2.3%(2조5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신탁사의 수탁고는 277조4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6조9000억원(20.3%)이나 늘었다. 특히 담보신탁(234조원)이 40조4000억원(20.9%)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규모를 키웠다.
부동산 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며,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담보대출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토지신탁(77조9000억원)과 처분신탁(6조7000억원)은 각각 7조2000억원(10.2%)과 4000억원(6.3%) 늘었다. 관리신탁(15조5000억원)은 2000억원(1.3%) 감소했다.
신탁 규모가 늘어난 것과 달리, 신탁 보수는 줄었다. 지난해 신탁보수는 모두 1조9446억원으로 전년대비 3786억원(-16.3%) 줄었고, 부동산신탁 보수 역시 8553억원으로 39억원(-0.5%)가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모펀드 사태 우려와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가 늘었고, 은행에서도 시장 변동성과 리스크 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업권별로도 은행의 점유율이 47.7%로 전년 대비 2.1%p(포인트) 감소한 반면, 부동산 신탁사는 3%p증가한 26.9%를 차지했다. 증권사는 23.7%, 보험 1.7%의 점유율을 보였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한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재무건전성 및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분석 및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정금전신탁에 대해서도 특정 상품 쏠림 현상, 신규 편입상품 위험 요인 등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최근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신탁업계의 외형 성장과 비교해 수익 기반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연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