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스팩 한 달 새 최대 30% 넘게 급락
대부분 합병 소식에 반짝 상승 후 하락세 지속
금리 인상 인한 증시 하락세 속 스팩 공매도 증가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서학개미들이 집중 투자한 미국 주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거듭하며 투자자들의 손실을 키우고 있다. 미국 주요 스팩들은 최근 한 달 사이 최대 30% 넘게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 주요 스팩 5개의 평균 하락률은 20.92%에 달했다. 버진 갤럭틱이 31.8%로 가장 높았고,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이 25%로 그 뒤를 이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스팩인 처칠 캐피탈도 한 달 새 18.9% 떨어졌다. 소셜캐피탈헤도소피아와 퀀텀스케이프도 각각 12%, 16.9%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는 2.01% 떨어지는데 그쳤다. 주요 스팩들이 한 달 새 나스닥 지수보다 10배가 넘는 하락 폭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스팩 광풍 속에서 서학개미들은 스팩 투자에 대거 뛰어들었다. 그러나 스팩 대부분은 합병 회사를 찾은 직후 반짝 상승했다가 하락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스팩은 처칠 캐피탈로 전날 기준 2억47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의 8위에 해당한다. 처칠 캐피탈은 지난달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루시드 모터스와의 합병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그러나 이후 하루 만에 40% 가까이 급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의 순매수 금액도 2억1200만달러에 달하면서 11위를 차지했다.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은 지난 1월 전기버스 및 배터리제조업체인 프로테라와의 합병 소식을 밝힌 직후 하루 만에 100% 이상 폭등했지만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기 스팩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데는 스팩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크게 늘어난 여파라는 분석이다.
금융정보 분석업체인 S3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스팩에 대한 공매도 투자 잔액은 이달 들어 26억달러를 넘었다. 공매도 투자 잔액이 8억달러에 불과했던 지난해 연말에 비해 3배 넘게 뛴 셈이다. 지난 달엔 한 때 30억달러를 육박하기도 했다.
규모 측면에서 살펴보면 처칠 캐피탈의 공매도가 3억7300억달러로 가장 컸다. 공매도 주식 비율로 보면, 소셜캐피탈헤도소피아가 20%에 육박했고, 처칠 캐피탈도 약 5%에 달했다.
미국 금리 상승으로 인한 전반적인 증시 하락세 속에서도 스팩 시장이 갈수록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 하락에 승부수를 던지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스팩이 포함된 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는 터틀 택티컬 매니지먼트의 매튜 터틀 대표는 “이들 스팩 모두 ‘모멘텀 주식’에 해당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공매도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