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법 취지엔 공감

‘미완의 청약철회권’에는 난색

수익금 귀속 주체 미정도 논란

증권가에선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시행으로 생길 현장의 혼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지침이 완비되지 않은데다 일부 규정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소법 시행으로 모든 금융상품으로 적용이 확대되는 청약철회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약철회권은 소비자가 금융상품에 가입한 후에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리다. 투자성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비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펀드, 고난도 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투자일임계약 등 일부 상품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7일 이내에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여기에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자숙려제도’에 따른 숙려기간 이틀이 추가 적용돼 최대 9일까지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장 금소법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이 발생해 투자자가 철회를 원하면 그 수익금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여부도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다.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로는 청약철회가 가능한 기간까지 펀드를 설정하지 않고 놔두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임시방편으로 자체 기준 마련, 시스템 구축 등 업계 준비 기간이 필요한 일부 규정에 한해 적용을 최대 6개월간 유예하기로 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도 표준투자권유준칙 개정을 위해 자율규제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펀드 판매 등에서 갈등의 소지를 키울 법안이 졸속으로 시행되자 증권업계의 불만은 상당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직원교육은 물론이고 전산시스템도 바꿔야 하는데 금소법 시행을 며칠 남기지 않고 감독규정을 발표한데다 세부수칙도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게 많아 향후 분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위법계약해지권의 남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가 곧바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펀드 부실화 우려가 생길 때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식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