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조남관 압축 구조 흔들
文정부 초반 법무부 요직인사 부상
김오수·이금로·박균택 등 주목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압축됐던 차기 검찰총장 후보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막바지 1년과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 임기가 걸쳐 있다는 점에서, 현 정권 초기 법무부 요직에 맡았던 ‘올드보이’들을 기용해 안전한 인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회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회의는 빨라도 다음 주 이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령인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상 회의 개최 3일 전까지 회의의 일시, 장소 및 안건 등을 각 위원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추천위원회에서 3~4명의 후보를 박범계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하면, 박 장관이 그중 한 사람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일정을 고려할 때 차기 총장은 이르면 4월말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했던 건 이성윤 중앙지검장이었다. 비록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리더십 한계가 노출되긴 했지만 현 정권이 가장 믿을 수 있는 현직 검찰 고위간부라는 점 때문이었다. 박 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2월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이 지검장이 유임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무마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대상에 오르면서 상황이 급격히 달라졌다. 특히 최근 사건이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오가는 사이, 이 지검장의 대면조사 여부를 검찰 안팎에서 주시하는 상황이다.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 지검장은 김진욱 공수처장과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만약 이 지검장이 기소될 경우 1년 남은 정권 후반기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1순위 총장 후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검찰 간부는 “청와대도 무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차장도 이 지검장과 함께 유력한 총장 후보군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모해위증 의혹 사건을 두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박 장관과 맞서는 모습을 보이며 사실상 총장 후보군에서 빠졌다는 이야기가 많다. 조 차장은 지난해 8월 인사에서 대검 차장에 임명된 후 윤 전 총장 징계국면과 검찰 인사 등 요소요소에 검찰의 입장에서 법무부와 각을 세워왔다. 되레 검찰 내부에선 조 차장에 대한 신망이 두터워졌다. 일선의 한 검사는 “윤 전 총장의 갑작스런 사의 이후 검찰 내부가 크게 동요하지 않는 건 조 차장이 버텨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유력했던 두 사람이 점점 차기 총장 후보군에서 멀어지고 검찰 내 발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 법무부 간부였던 인사들이 기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은 문무일-윤석열로 이어지는 총장 인사 과정에서 사법연수원 5기수를 건너 뛴 사이 기수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법무부차관을 지낸 김오수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차관 퇴임 후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등 고위직 하마평에 줄곧 이름을 올렸다. 정권의 신뢰를 받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조국 전 장관이 퇴임한 후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이성윤 지검장과 함께 당시 차관이던 김 변호사를 불러 면담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법무부차관에 임명됐던 이금로 변호사도 하마평에 오른다. 이 변호사는 2019년 개청한 수원고검의 초대 고검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김오수 변호사와 윤 전 총장 임명 인사 과정에서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됐었다.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박균택 변호사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박 변호사는 2018년 고검장으로 승진한 뒤 윤 전 총장 임명 인사 직후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지난해 1월 검찰을 떠났다. 안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