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IT매체 등 보도 “삼성 최종 제안, 텍사스주 선택만 남았다”
TSMC 등 경쟁자 투자 속도, 삼성 입장서도 주어진 시간 많지 않아
김기남 부회장 주총서 “규모의 경제 실현 위해 적기 투자”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가운데 유력 후보지인 텍사스주에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거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북극발 한파로 인해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최대 경쟁자인 대만 TSMC가 대규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등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더 이상 결정을 지체하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현지 IT전문 매체인 일렉트로페이지스는 “삼성전자는 최근 텍사스 주정부에 ‘최후통첩 수준’(ultimatum-like)의 거래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삼성의 구체적인 제안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텍사스주의 결정 순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측의 요구사항은 크게 2가지로 꼽을 수 있다. 우선 향후 20년 동안 9억 달러(약 1조150억원) 수준의 세금감면 혜택을 제시했다. 여기에 수도·전기 등 유틸리티세(utility tax)와 재산세(property tax) 감면 등 비현금성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공은 사실상 텍사스주로 넘어갔다. 이와 관련 해당 매체는 “삼성의 제안을 (주정부가) 절대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파 이후 신음하고 있는 지역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고, 안정적인 수도·전기 서비스 공급을 위한 추가 인프라 투자, 삼성을 따라 주요 제조 기업들의 이전 검토가 확대되는 등 플러스적인 측면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현지 보고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가 확정될 경우 연봉 6만6254달러를 받는 정규직 일자리 1800개를 창출하는 등 눈에 보이는 경제효과만 총 89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삼성은 텍사스 이외에도 애리조나주 내 2곳, 뉴욕주 1곳 등 대체 후보지 3곳과도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주와의 협상이 결렬되면 다른 후보지와의 협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지난 17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TSMC와의 경쟁에 대한 질문에 대해 “파운드리 사업을 잘 육성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두업체(TMSC)보다 시장점유율이나 생산능력, 고객 수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선단 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투자로 적기에 생산능력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경쟁에서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