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IT매체 등 보도 “삼성 최종 제안, 텍사스주 선택만 남았다”

TSMC 등 경쟁자 투자 속도, 삼성 입장서도 주어진 시간 많지 않아

김기남 부회장 주총서 “규모의 경제 실현 위해 적기 투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평소 내부 모습. 2월 한파 영향으로 현재 정상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평소 내부 모습. 2월 한파 영향으로 현재 정상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가운데 유력 후보지인 텍사스주에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거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북극발 한파로 인해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최대 경쟁자인 대만 TSMC가 대규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등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더 이상 결정을 지체하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현지 IT전문 매체인 일렉트로페이지스는 “삼성전자는 최근 텍사스 주정부에 ‘최후통첩 수준’(ultimatum-like)의 거래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삼성의 구체적인 제안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텍사스주의 결정 순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측의 요구사항은 크게 2가지로 꼽을 수 있다. 우선 향후 20년 동안 9억 달러(약 1조150억원) 수준의 세금감면 혜택을 제시했다. 여기에 수도·전기 등 유틸리티세(utility tax)와 재산세(property tax) 감면 등 비현금성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공은 사실상 텍사스주로 넘어갔다. 이와 관련 해당 매체는 “삼성의 제안을 (주정부가) 절대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파 이후 신음하고 있는 지역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고, 안정적인 수도·전기 서비스 공급을 위한 추가 인프라 투자, 삼성을 따라 주요 제조 기업들의 이전 검토가 확대되는 등 플러스적인 측면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현지 보고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가 확정될 경우 연봉 6만6254달러를 받는 정규직 일자리 1800개를 창출하는 등 눈에 보이는 경제효과만 총 89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삼성은 텍사스 이외에도 애리조나주 내 2곳, 뉴욕주 1곳 등 대체 후보지 3곳과도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주와의 협상이 결렬되면 다른 후보지와의 협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지난 17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TSMC와의 경쟁에 대한 질문에 대해 “파운드리 사업을 잘 육성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두업체(TMSC)보다 시장점유율이나 생산능력, 고객 수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선단 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투자로 적기에 생산능력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경쟁에서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