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불기소’ 사실상 수용했지만 ‘합동감찰’ 예고
징계시효 3년 이미 지나… 감찰 후 ‘경고’ 가능성
‘회의 내용 유출 의혹’ 고검장 등 징계 나설 수도
檢 내부 “절차적 정당성도 선택적으로 작용하나”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검의 ‘한명숙 모해위증 의혹 사건’ 불기소 결정을 마지못해 수용했지만 ‘합동감찰’ 카드를 꺼내 들며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대검은 합동감찰에 대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으나, 검찰 내부에선 비판적 의견이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감찰관실은 대검 감찰부와의 합동감찰을 준비 중이다. 법무부는 이번 합동감찰을 통해 2010~2011년 한 전 총리 사건 수사 및 공판과정 전반과, 지난해 모해위증사건의 과정 전반을 살필 예정이다. 또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직무배제 논란 ▷민원 사건 처리 과정에서 야기된 불합리한 의사 결정 논란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번 감찰로 법무부가 향후 징계시효를 이미 넘긴 검사들을 ‘경고’ 조치하거나, 대검 부장회의 내용 유출을 사유로 회의에 참석했던 고검장 등의 징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검사의 징계시효는 3년으로, 한명숙 사건은 이미 시효가 지났다. 모해위증 혐의의 공소시효 역시 성립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지난 22일부로 시효가 끝났다. 이와 관련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징계시효가 지났더라도 감찰은 가능하다”며 “징계시효가 지났더라도 법무부 장관이 주의를 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 역시 전날 “합동감찰이 흐지부지하게 용두사미로 대충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 감지되는 반감은 ‘협력하겠다’는 표면과는 다르다. 한 검찰 간부는 “실체에 관한 얘기는 없는 트집 잡기로,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에 대법원도 다수의견은 유죄로 나온 사건”이라며 “제도개선 역시 지금까지 계속돼 왔는데 그런 일이 지금 벌어진 것처럼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방의 한 차장검사도 “수사에 참여한 검사를 참여시킨 걸 문제 삼는 것 같은데, 판단을 위해 수사 관여자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오히려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차적 정당성이 문제면 페이스북에 글 쓴 임은정 부장이나, 김학의 출국금지 관련자들에 대해선 왜 아무 얘기도 안 하느냐”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전날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의 브리핑을 통해 대검 부장회의와 관련, “증언연습을 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당시 수사팀 검사가 사전 협의도 없이 회의에 참석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절차적 정의가 의심받게 돼 크게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브리핑 직후 입장문을 통해 “당시와 현재의 수사관행을 비교·점검하여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합동감찰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팀 검사가 참석한 것은 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본인의 변명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해 중요 참고인인 한모씨 진술의 신빙성을 정확히 판단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