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골목길 10개소, 정비사업으로 탈바꿈

노후 하수관로 정비·도시가스 공급 등 ‘주민친화’ 강조

16일 오후 연남동 세모길 골목에 앉아 햇빛을 쬐는 귀여운 할머님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16일 오후 연남동 세모길 골목에 앉아 햇빛을 쬐는 귀여운 할머님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날 따뜻해지면 하수구 악취부터 걱정해야 했던 동네가 햇빛을 기다리게 하는 골목으로 바뀌었다. 도시가스가 새롭게 들어오면서 겨울마다 날리던 연탄재도 사라졌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시작한 ‘골목길 재생사업’ 사업지 총 46개소 가운데 처음으로 연남동 세모길을 포함한 10개소가 재생사업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재생사업을 끝마친 동네는 연남동을 비롯해 용산구, 종로구, 중구, 영등포구, 강남구, 성동구, 금천구, 강북구 등이다.

골목길 재생사업은 대대적 시설 변화보다 주민들의 소소한 변화를 추구했다. 도시재생활성화지역과 같이 일정 구역을 정해 대규모 ‘면’ 단위로 재생하는 기존 재생사업과 달리, 골목길을 따라 500m~1㎞ 이내의 ‘선’ 단위로 추진되는 ‘현장밀착형 소규모’ 재생사업이다. 재건축이 어려운 폭 1~2m 내외의 오래된 생활 골목길부터 8m 미만의 골목상권(근린상권 생활도로) 등이 대상이다. 각 대상지마다 3년 간 마중물 사업비로 총 10억 원을 지원한다. 주요 사업 내용은 보도블록 포장, 노후 담장 개량, 노후 하수관로 정비, 도시가스 신규 공급 등이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이미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 예술가 특구같은 테마구역을 설정해 인위적으로 상권을 띄우는 게 아니다보니, 동네가 좋아지면 으레 불거지는 젠트리피케이션 등 우려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골목길 재생사업을 총과계획한 이현희 가천대 교수는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핫플레이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곳에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계획한 사업”이라며 “예술가들이 들어오고 동네가 유명해지는 것보다 주민의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말했다.

연남동을 비롯한 서울시 골목길 재생사업 10개소의 공통점은 작지만 실속있는 변화를 빠르게 체감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도시재생이 비교적 대규모로 장기간 진행된다면, 골목길 재생은 소규모로 3년 간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주민협의체 구성과 주민의견 수렴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주민들의 불편‧요구사항도 적극 반영할 수 있다. 연남동 세모길은 주민들로 구성된 '세모길 주민협의체'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1년 동안 10여 차례 주민회의도 거쳤다.

서울시의 골목길 재생사업 대상지는 총 46개소다. 시는 첫 재생사업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다른 사업지에 반영하고, 소규모 건축 활성화 방안 등도 새로 마련할 계획이다.

류 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기존의 재생사업이 대규모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었던 탓에 소외되기 쉬웠던 골목길을 재생해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골목길 재생의 목표”라며 “혈자리를 자극해 순환 통로를 열어주듯, 서울의 실핏줄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