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장관 교체 공식화...리더십 상처
민간부문 협력 얻어내기 더 힘들어
2차 신규택지·사전청약 연기 가능성
LH 조직개편 예고...실행력에 의문
2·4대책 후속조지 차질 불가피할듯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태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정부 부동산 정책에 ‘LH발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무부처 수장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의를 표명하며 리더십을 상실했고, 공기업 직원과 공무원의 투기에 따른 공공 신뢰 추락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변 장관의 조기 낙마 결정에 따라 ‘변창흠표 대책’인 2·4 공급 대책의 시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공공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지고 LH의 조직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후속조치의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LH 사장 자리도 당분간 비어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땅 투기 사태를 수습할 국토부와 LH 수장이 동시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변 장관의 교체 시점으로는 내달 서울·부산 시장 재보선 직후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달 임시국회에서 2·4 대책 관련 입법의 처리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한 뒤 4·7 보궐선거가 끝나야 후임 인사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기는 유동적이다. 변 장관이 이미 리더십을 잃었다는 점, 이번 사태에 대한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는다는 점에서 보궐선거 이전에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이어 변 장관이 조기 낙마하면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 실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내달 예정된 수도권 11만가구의 2차 신규택지 발표와 7월로 예정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신규택지 발표 전에 공직자 투기 여부에 대한 사전 검증 절차도 진행해야 해 일정이 더욱 늦춰질 수 있다.
공공 신뢰도 추락으로 민간의 협력을 얻기 어려워져 2·4 대책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이나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은 민간 협조를 이끌어내는 게 사업 추진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변 장관 없이 국토부가 이들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 대책은 변 장관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LH 사장 등을 지내면서 현장에서 느낀 주택 공급방식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정책이다.
국토부는 2·4 대책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책 신뢰도 하락으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신도시를 백지화해라’ 등 얘기가 시장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공급이 언제 나올지 미지수”라면서 “정부의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며, 당장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질 매물이 나오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H 사장 부재도 장기화하면서 2·4 대책의 83만 가구 공급을 실행해야 할 국토부·LH 수장이 동시 공석이 될 위기에 처했다.
작년 12월 당시 변창흠 사장이 국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뒤 3개월째 대행 체제다. 그동안 김세용 SH 사장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 사장이 부동산 부자라 LH 사장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임명 절차가 원점이 됐다. 교체가 확정된 변 장관이 차기 LH 사장 후보를 제청하는 것도 어색한 상황이 됐다.
정부가 해체 수준의 대대적인 LH 조직 개편을 예고하면서 2·4 공급대책 실행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정부 공급대책을 실행할 공기업인 LH조직 개혁의 향방에 따라 기존 계획들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LH조직개편의 경우 조직을 축소하는 방법과 몇 개의 별개 조직으로 분리하는 방법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 이후 LH의 간부급 직원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흉흉한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3기 신도시를 철회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돼 기존 공급책과 땅 투기 조사·처벌을 별개로 가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3기 신도시를 취소할 경우 시장에 불안한 신호를 줘 혼란을 야기하고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이 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