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00억원 규모 개인 주식 처분해 주식 증여·격려금 지급

직원 및 장기 근속 라이더에 주식 증여…2200여명에게 격려급 지급

더기빙플레지 서약 이어 ‘통 큰’ 경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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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우아한형제들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직원, 배민 라이더, B마트 비정규직 등을 대상으로 약 1000억원 상당의 주식 증여 및 격려금을 지급한다.

자금은 모두 김 의장 개인 주식을 처분해 마련된다. 사내외 구성원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건 국내는 물론 해외 플랫폼 업계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김봉진 의장은 지난달 세계기부클럽 ‘기빙플레지’에 가입해 전 재산의 절반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최소 5500억원에 달하는 ‘통 큰’ 기부에 이어 직원들을 향한 ‘통 큰’ 경영까지 보여주고 있다.

11일 우아한형제들은 김봉진 의장이 직원, 라이더 등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1000억원대 개인주식을 처분해 주식 증여 및 격려금 지급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김봉진 의장은 메시지에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그리고 회사의 경영자로서 라이더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며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우리가 오늘날 같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라이더분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로 진출해 더 큰 도전을 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땀 흘려 애써 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저의 개인적 선물을 전하고 싶다”며 “4월 중 제가 가진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사의 주식을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선 김 의장은 1700여명의 우아한형제들 직원과 400여명의 장기 근속 라이더를 대상으로 주식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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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직원의 경우, 지난 2월 28일까지 입사한 우아한형제들, 해외법인 전 구성원이 대상이다. 직급이나 성과에 관계없이 근무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2020년 이후 입사자는 2000만원 상당, 이전 입사자는 근속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돼 1인당 평균 5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받게 된다. 의무 재직기간은 없으며 주식 지급 시기인 2024년 이전에 퇴사하더라도 모두 부여된다.

장기 근속 라이더는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서 하루 20건 이상 배달한 날이 연 200일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라이더들은 다음달 중 일해 온 기간에 따라 1인당 200만~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을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하루 20건 이상 주문처리 기준은 지난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의 단체협약시 피복비 지원 등에 대한 대상을 정할 때 설정한 기준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신규 라이더와 B마트 비정규직 등 2200여명을 대상으론 격려금을 지급한다.

신규 입직자 등 주식 부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라이더 가운데, 일정 건수 이상 배달업무를 수행한 1390명에는 1인당 100만원씩 격려금이 지급된다. B마트 비정규직인 크루(창고 직원)들과 기간제 직원 등 830여명에 대해서도 1인당 100만~15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주식 부여 대상인 직원과 라이더에게 문자를 통해 별도로 안내를 진행하고, 라이더용 앱에도 향후 절차에 대해 공지할 예정이다. 대상자 여부가 궁금한 직원 및 라이더를 위해 콜센터에 전담 안내 인력도 별도로 배치한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번 주식 증여는 기빙플레지 통해 약속한 사회환원용 재산과는 별도로, 김 의장 개인 보유 주식을 처분해 나누는 것”이라며 “기빙플레지 기부선언 실천을 위한 세부 이행안은 구상이 완료되는 대로 조만간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봉진 의장은 지난달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적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서약하고, 약 5000억원 규모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면에 딸린 섬 ‘구도’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시절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쪽잠을 잘 정도로 가정형편도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의장은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 벤처사업가로 성공했다. ‘배달의민족’을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에 올려놓고 4조8000억원 수준 규모의 스타트업 최대 인수합병(M&A)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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