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양사 고위 임원 회동…ITC 결정 후 처음
SK이노베이션 10일 감사위원회 개최
“사업 경쟁력 낮추는 조건 수용 불가”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지난 5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양측 고위 임원진들은 지난 5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협상을 재개했다. 양측이 전기차 배터리 소송과 관련해 만남을 가진 것은 지난 달 1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이 나온 이후 처음이며 작년 4분기 실무진 간의 회동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ITC 의견서가 공개된 지난 5일 오후 콘퍼런스 콜을 통해 “ITC 최종 결정 이후 SK이노베이션 측에 협상 재개를 건의했지만 어떠한 반응이나 제안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같은 공개 발언 직후 SK이노베이션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면서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ITC 결정 이후에도 양측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단 고위 임원진들의 만남으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추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유튜브 방송 '삼프로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차 양사 합의를 재차 촉구하고 나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일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감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협상 조건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ITC 최종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기한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SK이노베이션은 향후 대응방안과 협상전략 수립을 위해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사회는 조만간 ITC 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하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대덕 배터리 연구원 등 현장도 방문하기로 했다.
다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첨예한 탓에 아직 갈 길은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감사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경쟁사의 요구 조건을 이사회 차원에서 앞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겠지만 사실상 SK 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ITC 결정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보이고 있는 데다 합의금 액수와 보상방식에 대해서도 이견이 커 극적 합의에는 쉽게 도달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현일·정세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