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판다” 더니 ‘매각 진행중’ 발표

잇단 번복에 시장참여자 피로감

호텔 매각을 추진했다가 매각의사를 접었다던 이태원 크라운 호텔이 현대건설 컨소시엄 등과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재차 입장을 번복해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크라운호텔은 매각 주간사인 존스랑라살(JLL)을 통해 현대건설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디벨로퍼인 RBDK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올해 1월과 지난 8일까지 2번에 걸쳐 매각을 하지 않고, 기존 운영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후 재차 공식 공문 등을 통해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라고 다시 입장을 바꿨다.

크라운호텔은 앞선 지난 1월 “코로나19로 경영난이 심해 한 때 매각을 진행하다 직원과 경영진이 합심해 다시 운영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으나 이후 재차 입장을 바꿨다. 이어 지난 8일에도 “최종적으로 임원진의 만장일치로 호텔 매각을 안하고, 다시 재정비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한 뒤,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고 매각 결정이 나기전까지는 정상 영업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번복하며 매각과 관련해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크라운호텔은 2000억원대의 가격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각가와 더불어 세부적인 매각 조건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크라운호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운영에 타격을 겪자 매각을 추진했으나, 이에 앞서서는 운영 자금 문제가 해결돼 호텔 경영진이 자체 경영으로 뜻을 굳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복적으로 매각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정하지 않고 매각 의사를 번복하자 시장참가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선협상 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 외 다른 매수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루머가 전해지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추진된 크라운호텔 매각이 더뎌지고 있는데 크라운호텔이 대외적으로 매각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에게 전해지기도 하고, 다른 시공사가 현대건설 컨소시엄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불러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이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등 관련 매각 진행이 순조롭지 않아 보인다”며 “이에 현대건설이 매수의사를 접었다가 금액 재협상에 나섰다는 등 가격 문제로 관계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크라운호텔의 매각 입찰에 대형건설사, 운용사, 시행사 등 10여 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했고, 우선 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올해 초 매각을 완료지을 계획이었다.

크라운호텔은 1980년에 본관과 별관이 지어졌고, 2000년도에 추가로 별관을 건립한 바 있다. 용산구의 녹사평대로에 접해 대지면적이 7011㎡(약 2121평)인 개발 부지로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34-69, 44-64, 34-154, 34-159, 36-34 등이 매각 대상이었다. 이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