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마을·헌인마을…판자촌 재개발 시작
아파트 단지, 고급 빌라단지로 탈바꿈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서울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들이 속속 개발된다. 노원구의 백사마을, 서초구의 헌인마을 판자촌이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7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 백사마을 재개발사업과 서초구 내곡동 374번지 일대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이 최근 인가됐다.
백사마을은 총 2437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바뀐다. 여러명의 건축가가 투입돼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다양한 층수의 아파트와 일반주택을 적절히 조성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한 뒤 2022년 관리처분 계획인가를 거쳐 착공할 계획이다.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 개발로 청계천·창신동·영등포 등에서 강제 철거당한 주민이 이주해오면서 형성된 주거지다. 오랫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다가 2008년부터 재개발 논의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백사마을의 골목길과 계단 등을 지금 모습 그대로 남길 예정이다. 백사마을 재개발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마을 안에는 마을전시관도 들어선다. 마을의 현재 지형과 건물 내·외부, 골목, 벽 등을 3차원으로 기록한 3D 스캐닝 자료도 볼 수 있다.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인 헌인마을에는 3층 이하의 단독주택 261가구가 지어진다. 전 주택이 신재생에너지 설치비율을 20% 이상 확보하고, 제로에너지 설계(공동 4등급, 단독 5등급) 등 에너지 절약 기술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친환경·고급 빌라로 지어진다. 올해 토지보상절차를 거쳐 2022년 착공,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헌인마을은 1960년대 한센인(나병 환자) 정착촌이었다. 1980~1990년대에는 가구단지가 형성됐고, 현재까지 공장지대와 무허가 슬레이트 지붕집이 혼재된 상태로 남았다.
서울시는 헌인마을 내의 기존 자연녹지지역을 제1종전용주거지역(용적률 100% 이하, 최고층수 2층 이하)과 제2종전용주거지역(용적률 120% 이하, 최고층수 3층 이하)으로 변경한다. 각각 단독(45세대)과 공동주택(216세대)이 지어질 계획이다. 도로, 공원, 녹지, 주차장 등 기반시설도 함께 구축된다.
한편, 헌인마을에 앞서 지난해 6월 개발사업 실시계획 인가를 받은 강남 개포동 구룡마을은 공급규모와 임대 비율에 대한 이견 때문에 사업 일정이 밀리고 있는 중이다.
당초 구룡마을엔 최고 35층 주상복합 974가구, 최고 20층 아파트 1864가구 등 총 2838가구의 주택과 근린생활시설, 공원, 교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주택 공급유형은 임대 1107가구, 분양 1731가구다.
그런데 이후 서울시는 실시계획과 달리 구룡마을에 4000가구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또, 전면 공공임대단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강남구는 기존 실시계획을 고수하고있고, 구룡마을 거주민들도 임대아파트 입주를 원하지 않는다고 맞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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