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기 신도시 광명·시흥 자족기능 활성화 제시
자족기능 갖춰야 신도시 기능과 집값 안정 효과 기대
시장선 기업 인센티브 등 없이 자족도시 실현 의문
광명시 “가용면적 40% 이상 자족시설용지 확보해야”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는 지난 24일 광명·시흥 지구를 1차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하면서, 이 지역에 들어설 신도시가 ‘베드타운(퇴근 후 잠만 자는 주거지)’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족 기능을 갖추겠다고 제시했다.
일자리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자족기능을 활성화해야 신도시 기능과 집값 안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 역시 베드타운으로 불리는 1·2기 신도시와 달리 “일자리가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의 새로운 방안 없이 규모 있는 기업을 유치해 자족기능을 충분한 수준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명·시흥 지구는 1271만㎡ 규모로, 광명시 지역(광명동·옥길동·노온사동·가학동)이 811만㎡, 시흥시 지역(과림동·무지내동·금이동)이 459만㎡이다. 서울 여의도의 4.3배로, 지금까지 나온 3기 신도시(교산·창릉·왕숙·대장·계양) 중 가장 크다.
정부는 서울 인근 광명과 시흥 등지의 발전을 견인하는 서남권 거점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반시설 투자를 강화해 원주민과 구도심이 함께 공유하는 포용도시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인근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광명테크노벨리, 광명학온 공공주택지구 등을 활용해 기업인이나 원주민의 선이주와 재정착을 지원한다.
또 서울과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도시 남북을 관통하는 도시철도를 신설하는 등 교통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한다.
그러나 자족 도시 실현이 가능할지 의문이 여전하다. 시장에선 현재 3기 신도시 자족 기능을 뒷받침할 만한 규모를 가진 기업의 이주 수요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족 기능을 성공적으로 확보한 판교의 경우엔 강남과의 접근성이 우수해 정보기술(IT) 기업 등 이주 수요가 많았다.
정부도 자족기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자족도시 조성을 위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 사항도 도출 등 공공택지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근거법인 공공주택특별법이 신속한 주택 공급에는 유리하나, 자족기능 활성화와 다양한 용도·기능의 융·복합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단일 용도 위주로 계획이 세워지고 입주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는 등의 문제가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큰 규모로만 공급되는 자족 용지를 분할해 대기업 위주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유치에도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건축정책 전문가는 “자족용지도 작은 필지를 충분히 확보해야 청년 창업이 가능하고 작은 기업이 들어오는 등 다양성을 갖춘 도시가 된다”고 지적했다.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도 충분한 자족시설 확충과 교통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가 있는 도시 조성을 위해 가용면적 40% 이상의 자족시설용지를 확보하고, 광명 시흥 테크노밸리의 부족한 산업시설용지를 공공주택지구 내 추가로 확보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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