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엽 회장 취임…김명수 비판
전임 이찬희 회장도 “판사 의견수렴
대법원장은 결과 따라야” 지적
“법률가들이 정치에 쓰임 당하기를 주저하지 않은 때마다 정치(政治)가 법치(法治)를 대체하고, 자칫 인치(人治)로 흘렀던 과거 역사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종엽(58·사법연수원 18기) 신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2일 취임하며 최근 불거진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문과 ‘코드 인사 논란’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년도 정기총회에서 “최근 법관탄핵과 법관 인사를 둘러싼 논란 등으로 국민들은 사법기관과 법조계 전반에 대해 실망과 우려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개혁이라는 명분이 자칫 정의의 눈을 가리고 법치를 훼손하거나 왜곡하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사법 독립의 출발점은 법원 인사의 독립이다, 인사의 독립이 기능하지 않은 채로 삼권분립이 이뤄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법원이 정치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정의의 수호자로 존경받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사법부 독립은 법원 스스로 지켜야 한다, 지금 법원이 스스로 독립해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임자인 이찬희(56·30기) 전 대한변협 회장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대법원장의 거짓말이나 임성근 부장판사의 탄핵사유가 아닌 “정치가 법원에 개입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물론 대법원장이 입법부의 눈치를 본 것도 문제가 있다”면서도 “사법부의 예산 편성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주고, 법원의 개혁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주는 방법으로 입법부의 사법부 길들이기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전국법관 대표회의 뿐만 아니라 전국 법원장 회의 등 법원 내 각급 판사들 의견 수렴기구를 통해 대법원장의 이번 사태에 대해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법원장이 그 결과를 따라야 한다”면서 “만약 회의 결과가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이라면 대법원장은 용퇴를 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19일 임성근 부장판사 사직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탄핵을 언급했는데도 이 사실을 감추고 거짓해명을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사과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고, 거짓 해명을 ‘부주의한 답변’이라고 표현하는 등 임 부장판사의 사표수리를 거부한 게 정당하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법관 인사를 통해서는 서울중앙지법 윤종섭 부장판사와 김미리 부장판사를 이례적으로 유임해 부적절한 인사조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장들은 3년을 채우면 다른 법원으로 이동해 순환근무를 하지만, 윤 부장판사는 6년, 김 부장판사는 4년째 남았다. 윤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사건을, 김 부장판사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맡고 있다.
서영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