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에서 셰퍼드가 골프 샷을 하고 있다.
달 표면에서 셰퍼드가 골프 샷을 하고 있다.
아폴로 14호 승무원 왼쪽부터 에드거 미첼, 앨런 셰퍼드, 스튜어트 루사. {사진=NASA]
아폴로 14호 승무원 왼쪽부터 에드거 미첼, 앨런 셰퍼드, 스튜어트 루사. {사진=NAS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지금부터 50년 전인 1971년2월6일에 우주 비행사 앨런 B. 셰퍼드 주니어가 달 표면에서 골프 샷을 했다. 프라마우로 분화구 근처에 착륙한 착륙선에서 내린 셰퍼드는 월석(月石)을 채취하는 일을 마치고 난 뒤에 다층 안테나처럼 접히는 윌슨 스태프 다이나파워 6번 아이언을 꺼내 쭉 펴서 공을 바닥에 놓고 두 번의 샷을 해 공을 쳤다. 반백년이 지났지만 당시 샷은 미국인들에게 잊히지 않는 멋진 기억으로 남았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최근 셰퍼드의 ‘달 샷’ 50년을 기념해 당시 샷 거리를 측정한 글을 실었다. 영국의 영상 사진 전문가 앤디 사운더스가 달수색기(LRO)의 화면을 고화질로 분석해냈다. 촬영된 이미지를 분석해 두 번의 샷 거리를 계산해냈다. 월면화 신발을 신은 자국과 디보트 자국과 공이 떨어진 지점을 좌표로 찍어서 거리를 추론한 것이다.

왼쪽 위 붉은 테두리가 두번째 40야드 공, 오른쪽 상단은 24야드 지점 첫 번째 공, 그 뒤 막대는 미첼이 던진 장대.
왼쪽 위 붉은 테두리가 두번째 40야드 공, 오른쪽 상단은 24야드 지점 첫 번째 공, 그 뒤 막대는 미첼이 던진 장대.

우주 항공 탐사에서 소련(지금의 러시아)에 뒤졌던 미국은 1961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10년내 달에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아폴로 계획을 선언하면서 달 탐사를 본격화했다. 몇 번의 실패과 시행착오를 거쳐 1969년7월21일에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과 E.E. 올드린 주니어가 달 표면에 착륙한 첫 우주인이 됐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11월14~24일까지 콘래드 2세, 고든, A.L.빈을 태운 아폴로 12호가 착륙애 월석을 채취해 돌아왔고,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1년 반이 지나 아폴로 14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고 9시간25분 동안 머물며 손수레로 42kg의 월석을 채집했다. 선장인 셰퍼드의 중력 실험을 겸한 달 샷은 그 뒤에 나왔다.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공은 멀리 날아갈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한계가 있었다. 셰퍼드의 우주복과 장갑이 두꺼워 움직임이 둔했고, 오른손만으로 한 스윙이었다. 처음 한 샷은 섕크가 나면서 근처 분화구에 떨어졌다. 거리는 총 24야드였다. 동료 조종사인 에드거 미첼은 태양풍 실험 막대기를 투창하듯 던졌는데 첫 번째 공보다 더 멀리 날아갔다.두 번째 샷은 셰퍼드가 조금 앞으로 나가 평평한 장소에서 스탠스를 취했다. 역시 오른손 한 손으로 치고는 “마일즈, 마일즈 앤 마일즈”라고 외쳤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두 번째 샷은 더 멀리 날아갔을 것으로 추측했으나 실제 측정 결과는 40야드였다.

골프 박물관에 진열된 셰퍼드의 클럽과 커버. 아폴로 14호 뱃지.
골프 박물관에 진열된 셰퍼드의 클럽과 커버. 아폴로 14호 뱃지.

해군 출신의 셰퍼드는 골프 애호가였는데 휴스턴의 리버오크스 컨트리클럽의 수석 프로 잭 하든에게 여러 겹으로 접히는 클럽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해서 가지고 갔다고 한다. 셰퍼드가 달에서 귀환한 뒤로 리버오크스 클럽에 벌금을 물어야 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흙이 덮인 곳에서 벙커샷을 하고 난 뒤에 고르게 정리를 하지 않고 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아폴로 11호에서 17호까지 여섯 번 탐사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달 탐사 아폴로 계획은 이후 시들해졌다. 하지만 근래들어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 여행 사업을 펼치고 있다. 며칠 전 미국의 무인 탐사로봇 퍼시비어런스가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용품사 시아무스골프는 셰퍼드의 달 샷 50주년을 기념해 미국항공우주연구소(NASA)가 인쇄된 헤드커버, 백과 의류 액세서리까지 출시했다. 나일론보다 30% 가볍고, 철보다 15배 질긴 다이니마(Dyneema) 합성섬유로 제작했다고 한다.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암스트롱은 “한 인간에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라는 명언을 남겼다면, 셰퍼드는 지구에서 약 40만 킬로미터 떨어진 달에서 두 번의 골프 샷으로 최대 40야드를 보냈다. 당시 셰퍼드가 사용한 클럽과 장갑은 미국 골프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셰퍼드의 40야드는 짧은 비거리지만 골프사 600년 중에 가장 멀리 골프를 한 업적이다. 참고로, 이번 금요일(26일)이 정월 대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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