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ㆍ이지웅 기자]막바지에 다다른 대학입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한다. 어머니들은 성당ㆍ교회ㆍ절을 찾아 자식들의 ‘대박’을 기원하고, 지인들은 철썩 붙으라며 엿을 선물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50년 역사의 종로학원이 위치한 서울 서대문구 중림동에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전래되는 오래된 미신들이 있었다.

학원 뒷편엔 속칭 ‘삼수공원’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원래 이름은 서소문공원이다. 하지만 입시생들 사이에서 남녀가 함께 다니거나 혹은 친구들끼리 노닥거리게 되면 또 대학입시를 치러야 한다는 설이 있어 삼수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론 이곳을 지나는 대다수 수험생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학원 길 건너편엔 당구장이 하나 있다. 이름은 종로당구장이지만 누군가는 삼수당구장으로 불렀다. 지독한 입시 스트레스를 벗어나 잠깐의 일탈을 꿈꾸는 수험생들이 간혹 찾기도 했다는 이곳은 역시 자주 들락거리게 되면 한 번 더 수능을 봐야 한다고 해서 삼수당구장이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좁은 4차선을 사이에 두고 학원과 시장을 잇는 육교가 있었다. 이곳 역시 삼수의 상징이었다. 육교를 자주 건너게 되면 공부에 방해가 되는 당구장을 비롯, 유흥시설을 접하게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수험생들만의 ‘대박’ 명당자리도 있을까. 이 학원 백영훤 원장은 “명당을 찾는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명당자리가 있긴 하다”며 “교탁 주위로 10자리 정도가 수업 집중력이 높은 자리”라고 설명했다.

미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국적인 ‘기원의식’도 있다. 해마다 수능시험일이 되면 각 학교별로 응원전이 펼쳐진다. 물론 수십년째 이어지고 있는 청춘들의 재치넘치는 문화다.

지난해 수능 당일엔 영동고 학생 22명이 새벽 5시부터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 앞에서 “영동~ 영동~ 영동~”이라는 구호를 쉴 새 없이 외치며 응원을 벌였다. 한 학생은 당시 시구로 인기를 끈 연예인 클라라의 사진에 ‘만점 향해 돌직구’라는 문구를 새긴 피켓을 들고나왔다.

같은 시간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양정고 앞에서는 수명고 학생들이 코미디 유행어를 패러디해 ‘이것은 마치 시험지를 받자마자 정답이 보이는 그런 실력’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응원전을 펼쳤다.

부산 부일외고는 최근 몇 년 간 수능 격려 응원가를 만들었다. 2011년에는 ‘grand cast’, 2012년에는 ‘대학생 되어’ 등으로 본교 3학년 선생님들이 응원가를 직접 제작했다. 2012년의 ‘대학생 되어‘는 ‘먼지가 되어’를 패러디한 곡이다.

광주 설월여고는 17년 간 이어진 수능 응원문화가 있다. 지난해에도 수능을 앞두고 계단에 응원글귀를 적고, 창문에 응원 쪽지를 남기는 행사를 진행했다. 수능 전날에는 1, 2학년 학생들이 3학년 선배들을 위해 반마다 돌며 응원을 하고, 본관에서 교문까지 학생들이 도열해 격려를 보낸다.

그러나 자칫 수험생들의 집중을 흐트러뜨린다는 부작용도 있다. 지난해 교육당국은 시험장 앞에서 지나친 응원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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