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서울의 유일한 외국인‘룸메이드’마루바 씨의 바쁜 하루
침대 커버ㆍ시트ㆍ베개 커버 교환과 세팅, 객실ㆍ욕실의 휴지통 비우기, 세면대ㆍ욕조ㆍ샤워부스ㆍ변기ㆍ욕실 바닥ㆍ배수구 세척과 머리카락 제거, 타월 교환 및 세팅, 커피ㆍ와인잔 등 세척 후 마른 천으로 닦기, 미니바 내부 정리정돈, 옷장 청소, 테이블 위와 서랍 안 먼지 제거, 전등ㆍ창문ㆍ창틀의 얼룩과 먼지 제거, 진공청소기로 카펫 및 바닥 청소, 커튼 세팅, 객실 환기, 소모품 점검, 수십가지에 이르는 각종 비품 정리정돈 및 보충 등.
흔히들 호텔의 꽃은 프런트 직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조금이라도 호텔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객실관리 요원들, ‘룸메이드’(Room Maid: 객실을 정리ㆍ정돈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여종사원)를 꼽을 것이다. 룸메이드는 호텔객실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주는 숨은 주역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에서 가장 많은 1120개의 객실을 보유한 롯데호텔서울의 룸을 책임지고 있는 룸메이드는 150명, 한 명의 룸메이드가 하루 동안 평균 12개의 객실을 담당하지만 그 수를 넘기기 일쑤다. 이런 롯데호텔서울의 룸메이드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가 있다. 그녀는 바로 150명의 룸메이드중 유일한 외국인인 마마차노바 마루바(28세)씨다. 우즈베키스탄인인 그녀는 올해로 한국에 온 지 7년째다. 두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올해 초 경기도 광명시 여성회관과 연계된 여성 취업 프로그램 교육을 수료한 후 지난 8월부터 롯데호텔서울의 룸메이드로 일하고 있다.
그녀가 호텔 룸메이드로 취직하게 된 계기에는 호텔리어인 남편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한국 최고의 호텔은 과연 어떤 곳인지에 대한 호기심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항상 미소를 지닌 얼굴과 바른 인사성으로 근무한지 얼마 되지 않아 롯데호텔서울 룸메이드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일을 하면서 힘들 때는 분명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청소를 하다 보니 먼지 때문에 아무래도 호흡기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겹겹이 세팅된 호텔 침구를 정리하다 보면 눈썹에 먼지가 붙어 하얗게 될 때도 있다. 그래도 마루바씨는 긍정의 여왕답게 깨끗하게 정리된 객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최근에는 부쩍 늘어난 관광객들로 힘들 때도 있다고. 쓰레기통이 아닌 바닥에 쓰레기와 개인 소지품을 마구잡이로 두고는 뒤늦게 소지품을 분실했다며 찾아달라는 연락이 오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취식이 금지된 객실 내에서 음식을 조리해 먹거나 포트와 카페트에 음식물 오염을 남기기도 해 청소 시간이 두 세배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룸메이드로 일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역시나 고객들에게 감사의 말을 들을 때다. 덕분에 깨끗한 객실에서 편안하게 쉬었다는 감사의 편지, 일명 ‘땡큐 레터’를 받거나 객실을 오가는 손님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고 한다.
롯데호텔서울의 룸메이드 서비스를 관리하고 있는 협력업체 ‘인터비즈’에 따르면 최근 룸메이드를 충원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체력 소모가 크다 보니 신입 룸메이드를 10명 채용해도 얼마지나지 않아 대부분이 그만둔다고 한다. 그럼에도 마루바씨는“호텔의 숨은 주역이지만 고객의 편안한 휴식에 가장 많이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베테랑 룸메이드로 롯데호텔서울에 투숙하는 손님들에게 더 상쾌하게 잘 정리된 객실을 제공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으며 다음 객실로 이동했다.
글ㆍ사진=이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