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북한의 경제위기, 어디까지 진행될까' 등 북한경제리뷰 발표
“김정은 북한경제 시스템 마비 아니라 아예 해체 돌입한 것 아닌가”
“대외무역 80% 가깝게 급락, 산업활동 극도로 침체…암울한 상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한국개발연구원(KDI)는 북한경제에 대해 "대외무역이 80% 가깝게 급락하고, 산업활동이 극도로 침체한 가운데, 그간 북한주민들의 경제활동을 지탱해주던 시장의 기능마저 크게 약화되고 또한 가격변수들마저 불안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석 KDI 선임연구위원은 북한경제리뷰에 실린 '북한의 경제위기, 어디까지 진행될까'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활동 전반이 일시에 위축된 것으로 관찰되고 또한 북한 당국의 재정 능력 역시 약화되고 이를 타개할 마땅한 정책 수단 역시 여전히 불확실한 암울한 상황이 지속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실상 북한 경제 시스템이 마비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2012~13년 김정은 정권의 등장을 전후하여 형성된 북한의 새로운 경제 시스템은 무역의 확대와 국제경제와의 통합, 공식부문을 포함한 시장원리의 전일화, 달러라이제이션과 가격 안정, 조세경제로의 전환과 재정 능력 확충 등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시스템은 현재 작동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위원은 "2020년 북한경제에서는 무역의 실종과 시장 기능의 악화, '탈(脫) 달러라이제이션'과 가격변수의 불안정성 증대, 재정 능력의 약화 등의 현상이 지배적이었다"며 "이는 김정은 시대의 경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0년의 현상은 그 해에만 고유한 것이 아니라 2017년 이후 지속된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그간 북한경제 내부에서 점진적이고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경제 시스템이 2020년 일시적으로 단순히 마비된 것이 아니라 아예 일종의 구조적인 해체 과정에 돌입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경제는 올해에도 암울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식량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일부 취약계층 내 대규모 기근, 난민발생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터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연구위원은 "1990년대 중·후반과 같은 경제위기가 다시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암울하다"며 "실제로 2020년 나타난 북한경제에 대한 제재와 코로나19의 충격은 1990년대 경제위기 시작 당시 북한경제를 강타했던 소비에트 충격과 중국 충격에 비견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의 북한경제에서는 소득과 식량 공급, 그리고 식량의 상대가격이라는 측면에서 점점 북한주민들의 식량 소비가 불리해지는 추세가 관찰된다"며 "만일 이러한 추세가 2021년 악화된다면 일부 지역의 취약 계층의 경우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