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헌법소원, 합헌 5·위헌 3·각하 1

소수의견 재판관들 “견제와 균형의 원칙 위반”

“이첩권, 다른 수사 기관 권한과 기능 침해”

“수사 대상에 법관 포함… 사법 독립 침해 우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과 헌법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 청구된 헌법소원 심판 사건 선고를 위해 착석해 있다. [연합]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과 헌법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 청구된 헌법소원 심판 사건 선고를 위해 착석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헌법재판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9명중 3명은 이 법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고위공직자를 부당하게 차별하는 수사기구인 데다, 판사를 대상으로 자의적인 수사가 벌어질 수 있어 사법 독립을 위협한다는 의견이다.

헌재는 28일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5(합헌)대 3(위헌)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위헌 결정을 한 재판관들은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봤다.

이날 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공수처 설치가 위헌이라고 봤다. 수사 대상인 판사와 검사는 5000명에 이르고, 사건 처리 결과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판사와 검사에 대해 내는 고소, 고발 사건이 해마다 3000여건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공수처가 사실상 선별적으로 특정 재판부나 검사를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재판관 등은 “수사처검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관의 재판 자체에 대하여 내사를 포함한 수사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사가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사법권 독립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재판 당사자가 가지는 재판청구권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재판관 등은 고위공직자가 다른 일반인에 비해 범죄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고 단정할 수 없는 만큼, 단순히 공직자라는 이유로 수사절차가 달라지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권한행사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실증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범죄를 기준으로 대상을 한정한 경우가 아니라, 특정한 인적 기준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수사기관을 설치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재판관 등은 공수처 수사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가 지나치게 처장의 판단에 의존하도록 돼 있는 점도 문제삼았다. 이들은 “권력 남용 방지를 위한 수사기관 사이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위반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