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르반떼 GTS. [정찬수 기자]
마세라티 르반떼 GTS. [정찬수 기자]

‘르반떼 GTS’에는 신기술이 주는 혁신보다 내연기관 특유의 아날로그 주행을 고집하는 마세라티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8기통 트윈 터보 엔진이다. 넘치는 힘과 여유로운 공간으로 ‘럭셔리 슈퍼 SUV’라는 칭호를 부여하는 동시에 경쟁 브랜드와 견줄 수 있는 상징성까지 더했다.

외관부터 전통적인 SUV를 탈피했다. 그릴과 보닛에서 캐릭터 라인으로 이어지는 공기 역학적인 디자인은 근육질의 남성미가 덧칠됐다.

마세라티가 밝힌 공기저항계수는 낮은 차체를 가진 세단 수준인 0.33이다. 시동을 걸면 그릴 내부의 가변형 에어 벤트가 닫히는 걸 볼 수 있다. 주행 속도와 엔진의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자동 시스템이다.

바이-제논 (Bi-Xenon) 라이트보다 20% 높은 시인성을 제공하는 LED 전조등은 운전대의 각도에 따라 좌·우측 구석의 빛을 추가로 비춘다. 마세라티의 자체 설계를 통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명도 장점이다.

실내 디자인 역시 패밀리카의 느낌보다 레이싱 DNA가 진하게 느껴진다. 역동성이 느껴지는 붉은 색의 소재는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 가죽이다. 스포츠 시트와 도어 패널 등 신체가 닿는 부분 모두 고급스럽다.

사운드는 볼보로 익숙한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하이엔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스피커는 총 17개로 1280W의 출력을 갖는다. 음장 모드나 입체감보다 날카로운 균형감에 초점을 맞췄다. 베이스의 저음부터 트위터의 고음까지 프로듀싱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최대출력 550마력, 최대 토크 74.74kg.m. 공차 중량이 2톤을 웃돌지만, 엔진은 더 큰 몸집에도 충분해 보인다. 4.2초에 불과한 제로백의 체감은 상상 이상이다. 롤러코스터 느낌마저 든다. [정찬수 기자]
최대출력 550마력, 최대 토크 74.74kg.m. 공차 중량이 2톤을 웃돌지만, 엔진은 더 큰 몸집에도 충분해 보인다. 4.2초에 불과한 제로백의 체감은 상상 이상이다. 롤러코스터 느낌마저 든다. [정찬수 기자]
압도적인 성능에 어울리는 레드 컬러의 내장재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패들시프트를 장착한 운전대도 공격적이다. 보기엔 일반적인 SUV 같지만, 운전석에 앉는 순간 레이싱 DNA를 느낄 수 있는 설계다. [정찬수 기자]
압도적인 성능에 어울리는 레드 컬러의 내장재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패들시프트를 장착한 운전대도 공격적이다. 보기엔 일반적인 SUV 같지만, 운전석에 앉는 순간 레이싱 DNA를 느낄 수 있는 설계다. [정찬수 기자]

높은 몸값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부분은 ‘심장’이다. 개발 기간만 2년이다. 마세라티는 2016년부터 페라리 엔진팀과 협업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엔진을 만들었다. 페라리가 설계하고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생산된다.

3.8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의 최고 출력은 무려 550마력에 달한다. 3000rpm에서 최대 토크 74.74kg.m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4.2초, 최고속도는 292km/h다. 530마력을 지닌 ‘콰트로포르테 GTS’보다 한 수 위다.

일상 주행에선 가속페달을 달래며 다녀야 할 정도다. 엔진의 힘이 과도해 무게 2톤을 웃도는 차체가 끌려가는 느낌이다. 8단 ZF 변속기와 패들시프트·기어봉의 조화로 공도보다 트랙에서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는 겨울철에 기계식 차동 제한 장치(LSD: Limited-Slip Differential)가 주는 신뢰는 높았다. 엔진의 회전수가 바퀴에 온전하게 전달되는 느낌도 좋지만, 날씨와 기온에 따른 도로 환경에 따라 전륜·후륜을 오가는 전자식 사륜구동의 민첩함도 훌륭했다.

오프로드 성능을 아우르는 차체 높이 조절 기능은 운전 모드에 따라 실시간으로 작동된다. 기어봉 아래 버튼을 통해 조작하면 놀이기구처럼 위아래로 움직이는 차체를 느낄 수 있다. 동급 차량 대비 낮은 무게 중심으로 어느 상황에서든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했다.

거주성은 여유롭지만, 2열 시트 구성은 아쉽다. 리클라이닝 기능을 활용해 최대한 뒤로 젖히더라도 각도가 다소 서있어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 단단한 시트는 몸을 잡아주지만, 허리 공간이 생기는 부분도 애매하다. [정찬수 기자]
거주성은 여유롭지만, 2열 시트 구성은 아쉽다. 리클라이닝 기능을 활용해 최대한 뒤로 젖히더라도 각도가 다소 서있어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 단단한 시트는 몸을 잡아주지만, 허리 공간이 생기는 부분도 애매하다. [정찬수 기자]
풀플랫까지 2열이 젖혀지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유행하는 차박을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적재공간을 갖췄다. [정찬수 기자]
풀플랫까지 2열이 젖혀지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유행하는 차박을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적재공간을 갖췄다. [정찬수 기자]

SUV 특유의 통통거리는 승차감은 없다. 레이싱 기반의 서스펜션은 다소 단단하다. 피렐리 P제로 타이어의 영향도 크다. 콰트로포르테의 느낌마저 드는 1열의 시야각마저 제한적이라 기본적으로 운전에 능숙해야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적재공간과 마찬가지로 2열의 거주성은 만족스럽지만, 승차감은 논외로 두는 것이 좋다. 달리기 성능에 집중한 설계답게 장거리 탑승 땐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다. 리클라이닝을 지원하지만, 최대로 젖히더라도 그리 편한 각도는 아니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은 있지만 ‘차선 유지’ 기능은 없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반면 전장(5020mm)과 전폭(1980mm)이 넓은 편이지만, 주차에 겁을 낼 필요는 없다. 벽에 부딪힐 정도로 바짝 붙이면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된다.

‘르반떼 GTS’의 가격은 2억70만원이다. 1년간 차량 외관 손상 수리비를 지원하는 ‘마세라티 케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소모품 걱정 없는 ‘평생 무상교환 프로모션’도 포함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맞춤형 서비스는 덤이다.

1열에서 느끼는 착좌감은 만족스럽다. 피부가 닿는 모든 부분이 최고급 가죽 소재다. 플라스틱 재질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슈퍼 SUV에 어울릴만한 실내 구성이다. [정찬수 기자]
1열에서 느끼는 착좌감은 만족스럽다. 피부가 닿는 모든 부분이 최고급 가죽 소재다. 플라스틱 재질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슈퍼 SUV에 어울릴만한 실내 구성이다. [정찬수 기자]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하이엔드 시스템은 차가울 정도로 정확한 음색에 초점을 맞췄다. 음장 모드를 최대한 배제한 구성이지만, 모든 장르에서 정확한 밸런스를 구현한다. 엔진이 쏟아내는 배기음과 어울리면 더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정찬수 기자]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하이엔드 시스템은 차가울 정도로 정확한 음색에 초점을 맞췄다. 음장 모드를 최대한 배제한 구성이지만, 모든 장르에서 정확한 밸런스를 구현한다. 엔진이 쏟아내는 배기음과 어울리면 더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