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65조 순매수 역대 최대 규모

하루 평균 22조 거래…2018년의 2배

개인 비중 64.8%→76.2%로 급증

SK바팜·카겜·빅히트 등 청약 열풍

해외 주식투자도 국가별로 2~4배 증가

올해 코스피 역대 최고치 경신의 주연은 단연 개인 투자자다. 증시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한 투자주체가 개인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개인의 활약은 올해 각종 증시 기록을 경신하며 시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증시주변자금은 90조원까지 급증했고, 공모주 청약증거금은 역대급인 56조원까지 기록했다. 해외 주식 거래도 국가별로 2~4배까지 늘었다. 이러다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금융당국을 향한 시장 개선의 목소리가 어느 해보다도 컸다.

▶역대 최고치 줄줄이 갈아치운 ‘동학개미’=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작년말 27조3900억원에서 12월28일 현재 64조4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른바 ‘빚투(빚을 내 투자)’로 불리는 신용잔고도 같은 기간 9조2133억원에서 19조3401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

실제 이같은 풍부한 자금은 국내외 증시로 유입되면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12월22일 현재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순매수금액은 코스피 47조9000억원, 코스닥 17조4000억원 등 65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인 2018년 10조9000억원(코스피 7조원, 코스닥 3조8000억원)의 6배 수준에 이른다.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가 늘어나면서 올해 주식시장의 일평균거래대금은 22조700억원(코스피 12조원, 코스닥 10조7000억원)을 기록해 종전 최대치인 2018년 11조5000억원의 2배 수준에 달했다. 주식거래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의 64.8%에서 76.2%로 11.4%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면서 공모주 시장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했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의 공모금액은 5조9268억원으로, 2018년 2조9603억원, 2019년 3조9749억원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청약증거금은 각각 31조원, 58조6000억원, 58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청약증거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소는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고 신규상장종목의 주가가 양호한 수준을 보임에 따라 제약·바이오와 게임 등 성장업종을 중심으로 IPO 공모주 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고 공모주 청약 열풍의 이유를 설명했다.

▶투자 시각을 넓게…해외 주식 거래 활발=이른바 ‘서학개미’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을 보면 12월28일 현재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외국 주식을 사고판 대금(결제대금)은 1934억달러로, 지난해 410억 달러 대비 367% 증가했다.

외화증권(주식, 채권) 보관금액은 714억달러로 지난해 436억달러 대비 64% 늘었다. 특히 미국 주식은 지난해말 84억달러에서 363억달러로 4배 이상 급증했고, 홍콩, 중국 주식 보관잔액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개인들은 해외주식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해 나갔다”면서 “다른 주요 시장을 비교해보면, 한국 증시에서 해외주식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해외 투자 비중은 향후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제도 개선’ 목소리 내 일정부분 성과=‘돈줄’을 쥔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도 막강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월 코로나 사태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자 개인은 금융당국에 공매도 금지를 요구했고, 결국 공매도 한시적 금지 및 연장 조치를 이끌어 냈다. 또 이달 국회 본회의에서는 불법공매도에 대한 과징금·형사처벌 부과 등 불법공매도 제도개선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기존 IPO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이 작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도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이일드 펀드 배정 물량 10%를 5%로 축소하고, 우리사주조합 미달 물량은 최대 5%까지 배정해 기존 20%에서 최대 30%까지 개인 청약자들이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게 됐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역사상 신고가를 경신했음에도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07년 보다 낮다. 2012년 이후 5년 동안의 박스권 장세와 미중 무역분쟁을 겪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을 지속했던 영향이 크다”며 “내년에도 개인은 주식 비중을 지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규 투자자와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저금리 지속으로 기대수익률 측면에서도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