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 측 검찰권 남용 주장 인정되지 않아

범행 부인 일변도, 형량 늘리는 독으로 작용

항소심서 유무죄 전복·보석 가능성은 작아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정경심 교수가 항소한 가운데 변호인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1심에서 사모펀드 횡령 혐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사실상 변호인단이 검찰에 완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정 교수는 1심 선고일인 지난 23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에 항소장을 냈다. 23일 항소장은 엘케이비앤파트너스, 28일은 법무법인 다산 명의로 각각 제출했다.

법조계에선 정 교수의 김칠준 변호사가 주력인 법무법인 다산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국사건 변호를 주로 맡았던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을 검찰권 남용으로 규정하고 전부 무죄를 받아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범행을 부인한 전략이 형량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심 재판부는 정 교수 측이 검찰권 남용이라며 주장한 ‘이중 기소’, ‘위법수집증거’ 등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정 교수의 범행 부인 일변도에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법정에서 증언한 사람을 비난하는 계기를 제공하여 진실을 이야기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며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설득력 없고 비합리적인 주장을 계속하는 태도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측면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변호인단에 큰 폭의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정 교수는 적용혐의가 14개에 달하는데, 기록이 방대한 만큼 사건 맥락을 파악하고 있는 변호인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혐의는 크게 입시비리, 사모펀드 투자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증거인멸 등 3가지로 요약된다. 때문에 ‘친여권 로펌’으로 불리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계속 정 교수의 변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제출된 항소장 역시 LKB 명의로 제출됐다. 엘케이비는 설립자인 이광범 변호사가 직접 재판을 챙길 정도로 정 교수 사건에 공을 들였다.

여권 인사 중에서는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1심에서 법정구속된 이후 변호인단을 교체했다.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주장했던 오영중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빠졌고, 대신 대형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과 엘케이비가 가세했다.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김 지사는 상고심 단계에서는 태평양 대신 대법관 출신의 이상훈 변호사를 선임했다. 엘케이비 이광범 변호사의 친형이기도 하다.

현재 법정 구속된 정 교수의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히거나 보석이 허용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죄로 인정된 혐의만 10개가 넘기 때문이다. 형사사건 경험이 많은 검찰 출신 변호사는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워낙 여러 죄목이 유죄가 됐기 때문에”라며 “조그만 것 한 두 개가 무죄가 된다고 해서 양형에서 몇 년이 깎인다든지 갑자기 집행유예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심에서 법정구속까지 시켰는데 다른 사유 없이 (보석을 허용해 밖으로) 내놓고서 재판하기는 재판부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